격동을 감당할 준비는 됐는가

2025-01-07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봉형강 시장이 쇼크 수준으로 휘청이면서 전기로 제강사와 철스크랩 업계도 말 그대로 각자도생의 판이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침체 시황에 매 분기 실적 참사가 이어지자 각자가 생존 전략으로 분주하다.

사필귀정이라 해야 할까. 월 2~3만톤 안팎을 이어오던 국내 철스크랩 수출이 결국 지난달 6만톤에 육박하면서 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량만 놓고 보면 여전히 월 20만톤 가까이 유지되고 있는 수입 규모보다 몇 곱절 작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심상찮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이들뿐 아니라 이름 깨나 있는 업체들까지 하나둘 철스크랩 수출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보다 국내 시세가 현저히 낮아 '제값을 받아야겠다'는 욕구가 마침내 일거에 폭발한 셈이다.

불문율 아래 억눌려왔던 국내 철스크랩 수출이 산업화 태동까지 보이고 있으나 제 코가 석 자인 제강사들은 반제품 빌릿에 이어 철근 수출마저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당장의 '먹사니즘'이 중요해진 절체절명의 순간에 탄소중립과 같은 중장기 플랜은 모두 사치란 태도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저탄소 전략 자원이라며 '귀하신 몸' 소리 듣던 철스크랩은 침체 시황 앞에 절감돼야 할 원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더욱이 문제는 정작 수요가인 제강사들보다 공급사에서 향후 수급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예로부터 주객이 전도된 아주 기묘한 시장이다.

'모든 건 그때 가봐야 안다'가 철강업계의 오랜 격언이지만 조만간 우리가 마주할 시간은 녹록지 않은 격동의 시대임은 분명해 보인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