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규모가 커질 수록 규제가 강화되거나 혜택이 줄어드는 '차등규제' 법안이 22대 국회에서도 대거 발의됐다.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법안이 늘어날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 사다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대 국회 출범 이후 2025년 12월 31일까지 발의된 기업 활동 관련 12개 법률안 1021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기업 규모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법안은 총 14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12개 법률상 이미 343건의 차등규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불과 19개월 만에 추가 규제가 대거 발의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만 추가적인 법적 책임을 지우는 ‘규제 증가형’ 법안은 총 94건으로 집계됐다. 법률별로는 상법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산업발전법(12건), 산업안전보건법(7건), 공정거래법(6건) 순이었다.
특히 상법은 현 정부 들어 개정 논의가 집중되면서 차등규제가 가장 많이 발의됐다.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에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관련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상의는 ‘자산 2조 원’ 기준이 2000년 도입 이후 경제 규모와 물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관행적으로 답습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유통산업발전법 역시 대형 점포에만 적용되는 의무휴업 규제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한 소비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규모의 오프라인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는 실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세제 혜택 등을 줄이는 ‘혜택 축소형’ 법안도 55건 발의됐으며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모두 쏠려 있었다. 연구개발(R&D)이나 시설 투자 시 대기업의 공제율을 낮게 설정하거나 아예 중소·중견기업만을 대상으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주도해야 할 대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제한하는 것은 국가적 투자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주요국의 세제 지원 사례와 비교해도 기업 규모에 따라 혜택을 차등하는 방식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계적인 규모 기준 규제는 더 이상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아니다”라며, “누적된 차등 규제를 전면 재점검하고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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