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괴물’ 쿠팡을 겨냥한 규제의 최선선에 서 있는 건 공정거래위원회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의 ‘갑질’ 의혹 등에 대한 제재 심의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공정위는 7일 소회의를 열어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상반기에는 쿠팡이 유료회원제인 와우멤버십에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무료 배달)를 끼워 팔아 시장 점유율을 높인 혐의 등에 대한 제재 수위 등도 결정된다.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와우멤버십에 여러 서비스를 합쳐 파는 핵심 사업 모델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공정위의 제재가 쿠팡에 ‘유효타’를 날릴 수 있을 지다. 공정위 안팎에서도 쿠팡에 대한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되더라도 재판으로 가면 이를 그대로 인정받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유통업법, 공정거래법 등 기존 법령이 쿠팡과 같은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 기업을 규율하기엔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 공정위는 2021년 9월 쿠팡이 갑질을 했다며 3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발주나 판매 중단 등을 수단으로 납품업자에게 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인상하도록 요구하거나, 쿠폰 등 판매촉진비용을 전가했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2024년 2월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취소 판결을 내렸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유통업은 소비자가 거래처를 전환하기 쉬운 만큼 쿠팡과 같은 유통업체의 갑질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의 락인(Lock-in) 효과 등에 대한 고려가 입법에 담기지 않다 보니 효과적인 규제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에 치중된 법 규제가 쿠팡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여러 규제를 해와 국내에는 오프라인 업체가 고사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대규모유통업법 등에서 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시장의 경쟁을 자극해야 한다”고 했다.
공정위가 쿠팡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기업집단 총수) 지정 문제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인데다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거나 임원 재직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김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런 예외를 인정받아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건 쿠팡의 김범석 의장과 두나무의 송치형 의장 정도다. 쿠팡이 동일인 지정 등 공정위의 칼날을 번번이 피해가자, 윤석열 정부 때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공정위가 쿠팡의 막강한 영향력을 받고 있다”며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쿠팡 같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할 만한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입법은 지지 부진하다. 온플법은 플랫폼 기업들의 자사우대와 끼워팔기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대 의사를 나타내며 입법이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이황 교수는 “온플법 입법만 바라보다 보니 효율적인 규제 수단 등을 많이 마련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고시 등 하위 규정 등을 바꾸는 작업부터 진행해 규제 구멍부터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