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인 김주성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비상임위원이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에 강연자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4일 취재를 종합하면 김 비상임위원은 2020~2021년 사이 리박스쿨이 진행한 ‘시민기자교실’ ‘지방자치교실’ 등 프로그램에서 강사진으로 활동했다. 리박스쿨 사무실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의 교육 목표는 자유대학 수호 언론인으로 집중 양성이라고 명시됐다. 기자증을 부여하고 기자 활동이 가능하다고도 안내했다.
김 위원은 이 중 ‘자유민주주의 역사와 언론’이라는 강의를 맡았다. 5·18 민주화운동을 여러 차례 폄훼해 논란이 됐던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EBS의 ‘지식채널E’ 등을 선동방송이라고 규정했던 조형곤 전 EBS 이사 등도 강사진 목록에 함께 올랐다.
김 위원은 2023년 8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국교위 비상임위원에 위촉됐다. 김 위원은 국교위 위원 위촉 당시 과거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 단체인 ‘교과서포럼’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또 김 위원이 리박스쿨 강의에서 “(좌파는) 사람까지 죽였지 않나. 전태일 죽고, 이한열 죽고, 많이 떨어져 죽고 얘들은 죽음의 미학이 굉장하다”라고 말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은 2021년 2~3월 리박스쿨이 개최한 지방자치교실 프로그램에서도 ‘풀뿌리 조직과 주민 소통’이란 제목의 3시간 강의를 맡았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획됐다. 김 위원은 또 리박스쿨이 주도한 ‘청소년 근현대사 교과서 편찬추진위원회’에도 리박스쿨 강사들과 함께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김 위원은 지난해 리박스쿨 등이 창립한 늘봄학교 지지단체 ‘함께행복교육봉사단’ 창립식에 참여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축사에서 “이번에 손효숙 대표가 (늘봄을) 신청했는데 안 된 게 알아보니까 포스트에 좌파가 앉아있어서”라며 “어제도 교육위원회에서 대토론회를 했는데 기조강연을 한 대표적인 좌파 학자가 유네스코 위원장이라서 깜짝 놀랐다. 말은 번드레한데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이 상임대표를 맡은 ‘국민의눈’이 리박스쿨과 유사한 댓글부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날 리박스쿨에서 강의한 배경에 관해 묻는 질의에 “오래전 민주주의에 대한 강의요청이 와서 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