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말 복지가 산업을 바꾼다…장수목장 현장 가보니

2025-05-09

“말 복지는 곧 산업 경쟁력입니다.”

8일 방문한 전북 장수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말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산업 기반을 뒷받침할 복지 인프라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말 복지 제고 대책(2025~2029)'을 발표했다. 말 등록 의무화, 보호센터 운영, 복지 인증제 도입 등 제도 과제를 포함해 그동안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말 복지 문제를 산업 구조 전환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장수목장은 이 정책 변화의 현장이다. 씨수말 교배소, 퇴역 경주마 전환 마사, 말 요양소까지 생애주기별 복지 시설이 구축돼 있으며 생활 승마와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퇴역 경주마를 단순 도태하지 않고 승용마나 체험마로 전환해 산업 내 역할을 이어가게 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출입기자단은 장수승마레저파크를 방문해 실제 체험 교육 현장을 둘러봤다. 실내 원형 마장에는 유소년 포니부터 일반 승용마까지 다양하게 배치돼 있었다. 교관은 “말은 시야는 넓지만 시력은 낮고, 소리와 냄새에 매우 민감하다”며 “예기치 않은 자극에 뒷발질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 강화는 말 관리 체계의 전문성과 안정성 확보로 이어진다. 단순 경주 중심 산업에서 체험, 교육, 재활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 순치 수준, 정서적 안정성, 안전성 확보 등이 산업 운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단순 생산과 경주 중심을 넘어 체험, 교육, 재활까지 산업이 넓어지고 있다”며 “복지를 전제로 한 관리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소 구역에서는 학대 정황이 확인된 구조마 '유니콘'도 직접 볼 수 있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외부 제보를 통해 구조된 뒤 치료와 순치 훈련을 받으며 보호 중”이라며 “복지 체계가 없었다면 도태되거나 방치됐을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말 복지 과목을 국가자격시험에 반영하고 복지 교육 이수 여부를 말산업 지원사업 참여 조건과 연계할 계획이다. 말산업이 체험·교육·재활까지 확장되는 가운데 복지는 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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