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없고 의지만 있는 의지의 연합…EU “대서양 단결하자”며 말잔치만

2025-08-12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분수령이 될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에서 ‘패싱’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U는 11일(현지시간) 외교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대서양의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과 유럽이 한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완전하며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어떤 양보도 논의조차 해선 안 된다”며 합의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가 일방적으로 러시아로 넘어가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럽은 이 경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확실한 안전보장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이 외교전을 동원해 막판까지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조건이 들어가게 힘을 쓰거나, 러시아를 압박할만한 수단은 부족한 처지다. 올해 초 미국 주도의 휴전 논의가 시작되자 영국·프랑스 주도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돕기 위한 국가협의체 ‘의지의 연합’이 결성됐지만, 이를 위한 병력 확보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명시적으로 파병 의사를 밝힌 영국·프랑스 병력을 합쳐봐야 2만5000명으로 목표치인 6만4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1일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겠다는 요란한 외침과 달리, 영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위협을 막아낼 장비, 인력, 보급망을 갖추기까지 앞으로 수년이 필요하다”며 “이 냉정한 수치가 말해주는 사실은, 유럽은 현재 신뢰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10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알래스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포함한 3자 회동이 성사되도록 애를 쓴 것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알래스카에서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도록 전력을 다하는 것이 메르츠의 전략”이라고 11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회담 이틀 전인 13일 메르츠 총리 주도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정상들이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열린다.

트럼프가 가끔 ‘마지막으로 들은 조언’을 따르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회담 직전까지 최대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슈피겔은 “트럼프와 젤렌스키 뿐만 아니라 유럽 정상이 다 함께 회의에 참여하는 것도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유럽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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