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강조하면서 각국에 에너지 전환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화석연료 시대는 한계에 다다랐고 청정에너지의 시대의 해가 떠오르고 있다”며 재생에너지가 경제면에서나 안보면에서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의 비용 경쟁력은 화석연료를 제쳤다. 이날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균등화발전비용(LCOE) 기준 지난해 설치된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의 91%가 화석연료 발전보다 저렴했다. 태양광 발전의 가격은 가장 저렴한 화석 연료보다도 41%, 육상 풍력은 53% 더 낮았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비용도 2010년 이후 93% 감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화석 연료에 집착하는 국가는 경제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는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전기 용량 증가분의 92.5%가 재생에너지였다. 지난해 유럽연합에서는 태양광 발전량이 석탄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5년부터 10년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은 연간 2600GW 증가했지만 화석 연료 전기 생산 용량 증가분은 연간 640GW에 그쳤다. 지난해 재생에너지에 투자된 자금은 약 2조 달러(2760조원)로 화석연료보다 8000억 달러(약 1104조원) 더 많았다. 유엔은 이런 내용을 담은 특별보고서 <기회의 순간을 잡다>를 이날 발표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화석연료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가격 변동, 공급 중단, 지정학적 혼란 등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에 노출될 것을 우려했다. 전 세계 인구의 74%가 화석연료 순 수입국에 거주한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폭등했으며, 2008년 석유파동 이후 석유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2022년 한해 전 세계 소비자가 에너지에 쓴 비용은 평균 1200달러(약 166만원)로, 지난 5년 평균보다 20% 상승했다. 유엔 보고서는 2022년 한국의 LNG 발전비용이 2021년 대비 170억 달러(약 23조4500억원) 증가한 사례를 언급했다.
2015년 파리 기후 협정 이후 각 국가는 자발적으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립하고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해야 한다. 2035년 목표는 올해 2월까지 제출해야 했지만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들이 기한을 넘겼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올 9월까지 제출할 것 재권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035 NDC를 활용해 에너지 전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각 국가에 촉구하며 “지금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