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면접을 보거나 소개팅 할 때, SNS에서 친구를 맺을 때, 우리는 늘 얼굴부터 봅니다. 말 한마디 하기 전인데도 “딱 봐도 일 잘하겠다” “왠지 피곤할 스타일인데” “믿음이 안 간다” 라는 말이 쉽게 튀어나오죠.
인상에 대한 속설도 많습니다. ‘눈이 처지면 순하다’ ‘입술이 얇으면 정이 없다’ ‘쌍꺼풀이 한쪽만 있으면 바람둥이다’ 같은 말도 자주 회자됩니다. 오죽하면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말까지 있을까요. 인상에 대한 이런 편견들, 얼마나 근거 있을까요?

최훈(53)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관상은 과학’이란 말이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전혀 일리 없는 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지각심리학자인 그는 얼굴에 대한 여러 속설을 심리학적으로 파헤치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한국심리학회지에 ‘화장은 남성의 얼굴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가’ ‘여성 얼굴의 매력 지각과 공간주파수’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얼굴 심리학 연구를 모아 『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현암사)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최 교수는 사람을 판단할 때, 생각보다 얼굴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합니다. 예컨대 입술 색이 옅으면 나이에 비해 노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는데요. 그렇다면 젊고 유능해 보이는 사람의 인상은 무엇이 다를까요? 반대로 상대에게 비호감을 줄 수 있는 인상과 이를 매력적으로 바꾸는 법은 무엇일까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게 ‘첫인상 선택’이죠. 사랑에 빠질 때 첫인상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부부는 닮는다’는 말도 있는데, 닮은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더,마음’은 최 교수와 얼굴 심리학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관상은 정말 과학일까?
사람들은 왜 외모로 타인을 판단하려고 할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먼저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보면, 원시시대부터 우리는 생존을 위해 옆에 있는 사람이 내 편인지 아닌지 빨리 알아야 했어요. 제대로 판단하려면 긴 시간 대화를 나눠봐야 하는데,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건 어렵죠. 전략적으로 얼굴을 보고 판단하기 시작한 거예요.
두 번째 이유는 뇌가 ‘인지적 구두쇠’라 그렇습니다. 뇌는 구두쇠가 돈을 아끼듯, 생존을 위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타인을 보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얼굴로 즉각 판단합니다. 뇌 입장에선 가장 편한 방식이죠.
흔히 ‘관상은 과학’이라고 하잖아요. 정말 그런가요?
과학까진 아닌데,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닙니다. 씬슬라이싱(Thin Slicing, 단편 판단)이라는 용어가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