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법규 위반 관련 보고 58건…사고 14건·부상 23건 포함
FSD가 신호 위반 및 역주행 유발 여부 조사 진행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 288만 대에 대해 기능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에 따라 대규모 리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NHTSA는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사용 중 차량이 역주행한 사례를 포함해 교통 법규 위반 사건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FSD 시스템이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에 진입해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등 여러 사고를 유발했으며, 일부 사고에서는 부상도 발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FSD 사용 중 교통안전 위반과 관련된 58건의 보고를 검토 중이며, 이 중 14건은 사고, 23건은 부상 사례가 포함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테슬라는 앞으로 전기차를 넘어 인공지능(AI)·로봇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향후 모든 신차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예비 평가' 단계로, 차량이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될 경우 리콜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당국은 결함 가능성을 파악하면 우선 제조사와 비공식 협의를 시도해 자발적 리콜을 유도할 수 있고, 필요시 공공 성명을 내거나 결함조사에 착수할 권한도 있다.
다만 공식 결함 판단에는 수개월이 소요되며, 결함 발견 시 리콜 명령을 내릴 수 있으나 절차상 단계가 길다. 실제로는 리콜의 대부분이 제조사 자발적 실행에 기대고 있으며, 2000년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리콜 요청서를 발부한 사례는 단 14건에 불과하다.
NHTSA는 FSD가 철도 건널목에 접근할 때의 행동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달, 민주당 의원 에드 마키와 리차드 블루멘탈은 증가하는 근접 충돌 보고를 근거로 기관에 조사 요청을 촉구했다.
FSD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보다 진보한 기능으로, NHTSA는 1년 동안 이를 조사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태양빛, 안개, 먼지 등 시야가 제한되는 조건에서 발생한 4건의 충돌을 포함해 FSD 장착 차량 240만 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 중 2023년에는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테슬라는 FSD가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감독하면 거의 모든 곳을 주행할 수 있으며 최소한의 개입만 필요하다"면서도, 차량이 완전히 자율주행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올리버 카스텐 리즈대학교 교통안전학 교수는 "이번 NHTSA 조사 사례는 유럽에도 경각심을 줘야 한다. 보조 기능과 자율 기능의 경계가 모호한 시스템이 점점 시장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와 머스크 측은 별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