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자동차 산업, 캐나다·미국 크게 타격 받아
주 정부들 역시 '보복 관세'에 나서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현지시각 지난 2일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를 관세를 부과하자 이 두 국가가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모든 품목에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여했다면, 캐나다는 전략적으로 미국 산업의 의존도가 큰 품목을 겨냥하여 관세를 부여했다. 멕시코는 주요 산업에 돌아가면서 관세를 부여하는 회전식 관세를 부여할 예정이다.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155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해당 품목의 목록을 공개했다.
농수산물, 화장품, 플라스틱, 고무 타이어, 가죽, 목재, 의류, 공구, 가전제품, 농업 기계, 오토바이 등 매우 포괄적이다.
또한 3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관세 부과 목록은 오는 4일에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주로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우주·항공 관련 제품, 농수산품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머지 1250억 캐나다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21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추가 압박했다. 또한, 현재 석유에 대해서도 앞으로 추가로 관세가 부가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캐나다, 미국 원유 대부분 차지하는데... 자동차 회사들도 '울상'
캐나다는 미국에 주로 원유(크루드 오일)를 수출하는데, 미국 내에서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에 대형 석유 정제소가 있고 이 외에도 중부에 석유 정제소가 존재한다. 해당 지역들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강세인 소위 '레드 스테이트'에 속한다.
캐나다의 대미국 원유 수출은 점점 늘어 현재 미국 정유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4년 1월 1일 기준으로 미국 정유 용량은 하루 1,840만 배럴(b/d)이다. 2013년에는 미국 원유 수입의 33%가 캐나다산이었지만, 2023년엔 캐나다산 원유가 60%를 차지했다.
캐나다에서 미국 원유수출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평균 4%씩 증가해 2023년 미국 정유소 처리량의 24%에 달했다.
이를 의식해 트럼프는 다른 제품과 달리 원유의 경우에는 25%가 아닌 10%의 비교적 낮은 관세를 비교했다. 그러나 미국에 하루에 4백만 배럴 가까이 원유를 보내던 캐나다 입장에서는 이 역시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다. 때문에 작년 5월 팽창된 앨버타주-밴쿠버 항만 가까이를 잇는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앞으로 걸프 국가나 다른 나라에 원유를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레드 스테이트'의 석유 정제소는 예전만큼 활발히 가동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회사들도 '관세 전쟁'의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미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있는 공장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GM의 경우 40%의 생산량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나오는데 이는 스텔란티스, 토요타, 혼다와 같은 비율이다. 하지만 GM은 북미에서 주로 수익을 내는데다, 생산량 자체가 타 회사들보다 많고, 특히 고급 라인이 주로 이곳에 포진해있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조립 과정에서 캐나다와 미국 국경 사이를 5~8번 정도 왔다갔다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트럼프가 공표한 관세는 현지시각 4일 정각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대처할 시간이 48시간도 채 안 남은 셈이다. 플라비오 볼프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 (APMA) 회장은 "일주일 내에 자동차 산업이 문 닫을 것"이라며 "25% 관세가 붙으면 우리 중 누구도 전혀 이익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주 정부들, '관세 전쟁'에 동참... 공화당 우세 지역 '콕' 집어 보복 조치
캐나다 주 정부도 이른바 '정밀 타격'에 동참했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지사 데이비드 에비는 현지시각 2일 "더 이상 미국 내 '레드 스테이트'에서 주류를 구매하지 않겠다. 마트 등지에서 '레드 스테이트'에서 만들어지는 주류 중 인기가 많은 것은 다 철수시킬 것" 이라며 "공공기관(보건 당국 등)은 미국 상품 구매를 즉시 중단하며, 주정부는 미국 제품에 대한 캐나다의 관세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노바스코샤 주지사 팀 휴스턴은 "미국 기업의 주 공기업 조달에 대한 접근을 제한한다" 면서 "우리는 기존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관세로 인해 입찰을 전면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이어 "코베퀴드 패스(캐나다를 횡단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노바스코샤에 위치한 도로)의 통행료도 월요일부터 미국에서 수입된 상업용 차량의 경우 두 배로 인상한다" 면서 "4일부터 노바스코샤주 주류 회사에 미국에서 수입된 모든 주류를 매장에서 철수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캐나다의 공해와 공역을 지나다니는 미국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보복 조치를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어 '관세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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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캐나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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