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효성가(家) 3남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신사업 발굴부터 민간 경제외교 등 대내외 행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 조 부회장, 1호 신사업 '실리콘 음극재' 낙점…독자 경영행보 본격화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HS효성첨단소재를 비롯해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홀딩스USA, HS효성토요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특히 이 중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계열사는 사실상 HS효성첨단소재다. HS효성첨단소재는 현재 '타이어코드'와 '탄소섬유'를 주력으로 한다. 두 사업 외엔 다른 수익 수단이 없어 그동안 신사업 진출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계열 분리 후 본격적인 독자 경영행보에 나선 조 부회장이 1호 신사업으로 '실리콘 음극재'를 낙점하고 투자에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HS효성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앞서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벨기에 이차전지소재 업체 유미코아(Umicore NV)에 3천만유로(한화 약 450억원)를 사모사채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사모사채는 발행회사가 특정 수요자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유가증권을 매각하는 것으로 사업적 협력관계를 맺을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최대 10배 높일 수 있으며, 충전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꼽히고 있다.
1805년 창업한 유미코아는 세계 2위의 양극재 기업으로 지난해 39억유로(한화 약 5조8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 회사는 고객사와 실리콘 음극재 샘플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안팎에선 효성과의 계열 분리를 통해 홀로서기를 시작한 조 부회장이,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앞으로 신사업 발굴에 더욱 드라이브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 '소통형 리더십' 전형 정평…의례적인 출범식 대신 '타운홀' 미팅 진행
또한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은 '소통형 리더십'의 전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HS효성은 7월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를 의례적인 출범식 대신 임직원들과 서로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으로 택했다.
당시 조 부회장은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와 후드집업 차림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HS효성의 비전을 직접 발표하고, 질의응답(Q&A)도 주재하며 임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는 밝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조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밖에 조 부회장은 민간 외교 행보를 이어가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기업부문 자문기구인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는 것이 대표적이다.
ABAC은 APEC 활동 과정에서 정상과의 대화 등에 참여해 각국 정상들에게 민간기업 부문의 의견을 직접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6년 APEC 필리핀 정상회의시 설립된 자문기구다.
지난 11~13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ABAC 4차 회의 종료 후 조 부회장은 2025 ABAC 의장으로 만장일치 선출됐다.
조 부회장은 "2025 ABAC 의장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경제 상황에서 정상과의 대화를 통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공동 가치를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BAC 위원-APEC 정상과의 대화'에서 아시아 태평양 기업인의 제안을 담은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건의문 작성을 위해 내년 2월부터 연간 4차례에 걸쳐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이 외에도 조 부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비즈니스 및 민간 외교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인으로서 ABAC 의장은 지난 2005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후 2번째이며 임기는 1년이다"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