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얼리 메종 프레드(FRED)가 선보이는 주얼리엔 힘이 있다. 메종 설립자인 프레드 사무엘이 탐닉한 강인한 정신과 도전, 혁신성은 메종의 철학이 되어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독특하고 아름다운 주얼리를 만들어낸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포스텐(Force 10) 컬렉션만 봐도 그렇다. 요트 돛을 고정하는 스틸 케이블과 이를 연결하는 샤클(쇠고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주얼리는 바다와 항해의 세계가 분출하는 도전 정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힘은 하이 주얼리에서 더욱 놀라운 차원으로 담긴다. 희소성·상징성을 가진 최고급 보석을 재료로 주얼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하이 주얼리엔 이들이 철학과 메시지가 극대화된다. 최근 프레드가 공개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Monsieur Fred Ideal Light)’ 역시 프레드 사무엘의 인생과 철학을 조명하며, 빛과 색채에 대한 열정을 응축시켰다. 정열적인 보석 레드 스피넬, 신비로운 빛의 오팔, 싱그러운 초록빛 에메랄드와 푸른 바다를 닮은 사파이어까지. 지난 3월 13일 이번 컬렉션의 국내 공개 현장에서 만난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 컬렉션은 다채로운 보석을 품은 작품 하나하나가 강렬한 이야기와 감성을 담고 있었다.
빛·색채의 예술 만든 주얼러
190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프레드 사무엘은 어린 시절부터 보석에 대한 깊은 애정을 키웠다. 그는 1936년 프랑스 파리에 주얼리 메종 프레드를 설립하며, 진주와 컬러 스톤을 활용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명성을 쌓았다. 하이 주얼리를 포함한 고급 보석과 주얼리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도록 현대적 감성을 담은 디자인은 프레드의 특징이자 강점이 됐고, 여기에 스포츠와 패션을 결합하는 등 종전 주얼리 업계에선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주얼러에게 자연은 영감의 원천이다. 그중에서도 빛은 “한평생 빛이 이끄는 길을 따랐다”고 말할 정도로 프레드 사무엘이 가장 사랑하는 요소였다. 그가 거주했던 프랑스 남부 리비에라 지역의 아름다운 빛과 바다가 포스텐, 에잇디그리지로(8°0) 등 여러 컬렉션의 탄생 배경이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 컬렉션의 영감은 그의 고국 아르헨티나의 빛에서 비롯됐다. 컬렉션을 디자인한 프레드 사무엘의 손녀이자 프레드 아티스틱 디렉터인 발레리 사무엘 부사장은 “이번 컬렉션엔 나의 할아버지이자 메종 설립자인 프레드 사무엘의 창작에 대한 열정과 그의 유년 시절을 다채로운 색채의 향연으로 채운 아르헨티나에서의 기억을 담고자 했다”면서 “작품들은 시간을 초월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빛의 세계로 떠나는 여정의 시작”이라 소개했다.
빛을 향한 4개의 여정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4가지 테마로 나누어 전개된다. 첫 번째 테마 블레이징 어데시티(Blazing Audacity)는 아르헨티나의 라 보카 지역의 뜨겁게 타오르는 햇살에서 영감을 받았다. 라 보카 지역은 아르헨티나 탱고의 발상지로, 알록달록하게 색칠한 집과 건물이 특징인 곳. 이곳이 주는 다채로운 색감에서 출발한 하이 주얼리들은 강렬한 레드·오렌지·핑크 컬러 보석을 프레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기적·기하학적 실루엣으로 담아냈다.


아르헨티나 카니발 의상에서 영감 받은 두 번째 테마 엑설팅 조이(Exalting Joy)의 작품에선 오트 쿠튀르와 하이 주얼리 세계의 만남을 볼 수 있다. 발레리 사무엘 부사장은 화려한 색감의 깃털·레이스·직물 등을 사용한 카니발 의상처럼 젬스톤을 직물처럼 엮어 기하학적인 패턴을 하이 주얼리로 구현해냈다. 다이아몬드, 터쿼이즈, 오팔을 세팅한 롱 타이 네크리스(목걸이)는 마치 보석 자수가 놓인 직물처럼 하이 주얼리를 표현했다. 신비로운 블루와 그린 색조의 9.34캐럿 투르말린을 센터 스톤으로 사용한 반지는 3단으로 분리·변형할 수 있어 다양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다.


세 번째 테마 브라이트 바이탈리티(Bright Vitality)는 아르헨티나 팔레르모 식물원의 싱그러운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무조 광산에서 채굴한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중심으로 디자인됐다. 목을 감싸며 쇄골까지 유려하게 내려오는 실루엣의 목걸이는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를 사용해 팔레르모 식물원을 채우고 있는 야자수를 보여준다. 끝엔 에메랄드를 비대칭적으로 배치해 식물을 빛내는 빛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무슈 사무엘의 빛의 여정은 엔들리스 호라이즌(Endless Horizon)으로 마무리된다. 여기엔 그가 바다에 대한 열정을 처음으로 품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관광지 마르 델 플라타 해변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와 하늘의 색채와 빛이 담겼다. 프레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케이블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아, 이를 라피스 라줄리와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을 활용해 강인한 도전과 모험을 향한 여정을 표현했다.
하이 주얼리의 새로운 가능성
프레드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전통적인 하이 주얼리의 틀을 깨고, 더욱 자유롭고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했다. 젠더리스 디자인을 강조하며, 남녀 누구나 착용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메종 프레드의 빈센트 레이네즈 최고경영자는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주얼리가 아니라, 프레드 사무엘이 남긴 빛과 색채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상의 기쁨 함께 하는 하이 주얼리"
인터뷰 ㅣ 빈센트 레이네즈 프레드 CEO
지난 3월 13일 프랑스 주얼리 메종 프레드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 국내 공개 행사에서 만난 빈센트 레이네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확신에 차 있었다. 그는 “한국인은 트렌드를 좇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한다. 어느 시장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가능 큰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음악·영화·예술뿐 아니라 일상 전반에 걸쳐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네즈 CEO는 25년 이상 하이엔드 주얼리·시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지난해 9월 프레드의 수장이 됐다. 오랜 시간 주얼리·시계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며 여러 차례 방한해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다. 프레드 CEO로 부임하기 직전엔 불가리 재팬의 사장 겸 CEO를 역임했다. 레이네즈 CEO에게 앞으로 만들어갈 프레드의 성장과 미래를 들었다.
오랜 시간 하이엔드 주얼리·워치 분야에 몸 담았다. 당신이 생각하는 프레드는 어떤 특징과 강점을 가졌나.
“프레드는 1936년 설립된 프랑스 하이 주얼리 메종이다. 종종 가문의 성(Last name)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는 여느 회사들과 달리 창립자의 이름(First name)을 내세웠다. 이는 메종을 찾는 소비자에게 친밀감을 준다. 부티크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은 반가운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집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CEO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가장 먼저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이 가진 혁신적인 비전과 대담한 도전 정신이 담긴 디자인과 스토리에 심취했다. 이후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포스텐, 샹스 인피니 등 대표 컬렉션을 중심으로 우리만의 독창성과 시간을 초월한 우아함을 확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프레드를 어떤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싶나.
“가장 매력적으로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주얼리로 만드는 게 목표다. 프레드는 태양이 빛나는 프랑스 리비에라(Riviera)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창립자의 비전과 도전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혁신을 더해 브랜드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 또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해 MZ세대까지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작품은.
“모든 작품이 특별하지만, 개인적으로 ‘엑셀팅 조이 네크리스’가 가장 큰 상징성을 지닌다. 이 작품은 오트 쿠튀르적 아름다움을 지닌 목걸이로 변형 가능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화이트 오팔과 터쿼이즈를 결합해 독창적인 컬러와 빛을 구현했다. 우리의 기술력과 창의성이 집약된 작품이다.”

올해 계획 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2025년은 프레드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우린 메종의 새로운 챕터를 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한 가지만 공개하자면, 최근 메종의 새로운 아이콘 ‘포스텐 라이즈(Force 10 Rise)’를 선보였다. 앞으로 이와 같은 아이콘의 확장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