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점유율 정체…물가상승 경기침체 영향
해외 매출 비중 10%에 불과
진라면 BTS 모델 선정 등 인지도 제고 본격화

오뚜기가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선다.
그간 내수 만으로도 꾸준한 매출을 내왔지만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해외 인지도 제고를 통해 5년 내 해외 매출을 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현재의 세 배가 넘는 1조1000억원까지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오뚜기의 해외매출 비중은 10% 수준으로 경쟁사인 농심(38%)과 삼양식품(77%) 대비 현저히 낮아 해외사업에 취약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에 오뚜기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영문 상호를 'OTTOGI'에서 'OTOKI CORPORATION'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기존 영문 표기 발음에 따른 혼동이 있었던 만큼 해외 소비자가 오뚜기 브랜드를 쉽게 인지하고 발음할 수 있도록 변경하기 위해서다.
현재 오뚜기는 라면 외 여러 식품군에서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즉석섭취조리식품은 한 때 50% 점유율로 1위였지만 현재 CJ제일제당에 밀려 20%에 머물러있다. 냉동피자도 60% 점유율에서 39.5%로 감소했다.
또 일부 소매 채널에서는 농심의 신제품 대표 비빔라면 ‘배홍동’이 오뚜기의 ‘진 비빔면’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냉동피자 시장에서도 오뚜기가 기존 제품에 의존하는 사이 CJ제일제당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최대 36%였던 점유율 격차를 15%로 줄였다.
오뚜기는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성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20년 3월 진비빔면 출시 당시 경쟁사 비빔면 대비 20% 늘린 중량으로 선보여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컵밥에 들어있는 밥의 양을 20%씩 늘리고, 판매가격은 인상하지 않는 묘수를 뒀다.
올 들어서는 라면 가격 인상에도 나섰다. 수입원료 가격 급등과 물류비 인건비가 수직 상승하면서다. 다음달부터 총 27개의 라면 유형 중 16개의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한다. 오뚜기가 라면류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오뚜기는 상품가치를 향상하고, 판매 또한 증대하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양한 자구책에도 내수 만으로는 한계가 커 향후 해외 시장 개척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라면 뿐만 아니라 카레·케첩·수프·마요네즈 등 비교적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식품기업’ 오뚜기는 그동안 삼양식품·농심에 비해 라면 수출에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며, 실적이 지지부진하자 해외 사업 확대에 뒤늦게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실제로 농심이 100여개국, 삼양식품이 80여개국에 진출한 것과 달리 오뚜기는 미국·중국·베트남 등 현재 60여개국에만 진출한 상태다. 농심의 신라면, 짜파게티 처럼 글로벌 히트 제품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외형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해외로 눈을 돌려야만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내수시장 의존도와 대형마트·편의점 채널 비중이 높은 오뚜기는 HMR 경쟁이 심화될 경우 위태로울 수 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이에 오뚜기는 올해 대표 라면 진라면의 해외 시장 점유율을 키울 계획이다. 글로벌 인기 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진과 함께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진라면의 새로운 수출용 패키지에 영문 'JIN'을 강조했고 진을 광고 모델 삼아 해외 수출에 나선다.
창립 이래 최초로 미국 현지 공장도 짓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라면, 소스, 간편식 등을 생산할 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공장 착공을 위한 인허가 과정을 밝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뉴질랜드와 중국, 베트남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종합식품회사로 소스 등 제품군이 많고 국내에선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 타 기업들에 비해 라면 수출에 집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방탄소년단의 진 모델 발탁 이후 국내외 팬들의 구매 인증 글들이 올라오고, 자사몰 판매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