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12기 1학기 2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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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 정한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헌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어떤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석연 변호사는 1일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린 리더스아카데미 제12기 1학기 2강에서 '헌법의 정신과 한국 정치, 사회 진단'을 주제로 강연하며 12.3 계엄과 관련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읍 출신으로 제28대 법제처장을 지낸 이 변호사는 이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헌법적 문제점을 날카롭게 짚었다. 그는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회의록을 만들어 총리와 국무위원 전원이 서명해야 한다고 헌법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다"며 "이번 계엄은 그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적으로도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병력을 동원해 안녕 질서를 유지할 만한 긴박한 상태가 아님에도 계엄을 선포한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이는 헌법이 정한 궤도를 벗어난 정치 행위"라고 단언했다.
비상계엄령의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포고령 1호에 '모든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되어 있는 것은 유신헌법을 반포하기 전 박정희가 10월 유신을 선포했던 것과 같은 패턴"이라며 "이는 헌법 파괴 행위"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비상계엄 선포 때도 국회의 권한에 대해서는 손대지 못하게 되어 있다"며 "법률안과 정부의 조치는 정부에 대해서만 할 수 있는데, '모든 정치활동 금지'라는 것은 그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이러한 헌법 위반 행위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국가적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탄핵 심판이 기각된다면, 대한민국 헌법은 규범력을 상실하고 장식 규범 내지 명목 규범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는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군사 독재 시절로 돌아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헌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하고 장난으로 해서 국가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는데도 헌법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의 입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변호사는 자신을 '헌법주의자'로 정의하며 헌법의 기본 이념을 설명했다. "우리 헌법은 정치 사회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경제적으로는 자유 시장 경제를 택하고 있다"며 "적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수단으로 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헌법 제10조를 '우리 헌법의 최고 최선의 조항'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국민이 가지는 이러한 기본적 권리를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조항이 헌법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치의 문제점으로는 '정치 과잉'과 '국론 분열'을 지적했다. 한국 사회가 앓고 있는 '한국병'으로 '내로남불', '편가르기',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꼽았다. 그는 "한국에는 정치가 없고 복수만 있을 뿐"이라며 "투표 결과도, 사법부 판결도 자신이 바라던 것과 다르게 나오면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을 개탄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실패했다"며 "4년 중임 대통령제와 부통령제 도입, 결선투표제 실시" 등을 개헌 방향으로 제안했다. 또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국민 심사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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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찬 sunchankim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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