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미-중, 무역전쟁서 일시 휴전… 숨고르기 들어가"

2025-10-30

WJS "양측에 숨통 트이나 긴장 계속"

WP "본질적 문제 해결 미뤄진 상태"

로이터 "양국 주된 갈등 해소 못 해"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6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갖고 자칫 극단으로 치달을 뻔했던 양국 간 무역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한 데 대해 외신은 대체로 '일시적 휴전(truce)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일부 인하하고, 중국은 대두 구매와 펜타닐 화학물 규제 협력을 약속했지만, 본질적 문제 해결은 미루어진 상태로 '근본 해법에 이르진 못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휴전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기본 틀을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단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무역합의를 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미중 양국이 격렬한 무역·기술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완화했지만, 인공지능 등 핵심 분야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초강대국 간의 구조적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사설을 통해 이번 회담을 '무역전쟁에서 항구적인 평화협정 대신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truce)을 가져다 준 협상'으로 평가하며, 미국이 시간을 벌게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두 경제대국의 정상이 최근 서부 영화의 총잡이처럼 행동하다가, 서로의 무기를 거두고 결정적인 대결을 최소 1년간 미루기로 합의했다"며 다만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지는 못 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역시 이번 회담이 양국 간 근본적인 관계 재설정보다는 일시적인 전술적 휴전(tactical truce)을 가져왔다며 첨단 기술과 지적재산권 등을 둘러싼 미중 양국 간 주된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합의가 '추가 협상을 위한 짧은 숨고르기'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해 재집권한 뒤 줄곧 미국의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포괄적 무역합의를 목표로 세웠으나,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실질적 성과 없이 무역전쟁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윌리엄 브래튼 애널리스트는 WSJ에 "이번 합의는 대타협이 아니라 관계 재설정의 작은 조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중국이 예고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의 시행이 유예될 전망이지만 중국이 여전히 수출 허가권을 무기화할 수 있는 구조는 유지될 전망인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여기다 중국의 후속 조치가 핵심인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서도 실질적 단속을 위해서는 생산자 체포 등 구체적 행동이 필요하지만 중국 당국이 행동에 나설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펜타닐 전구체(원재료) 화학물질 생산자들은 화학 구조를 약간만 바꿔도 당국의 규제를 쉽게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J은 따라서 이번 합의로 미국 내 수입업체들은 일부 숨통이 트일 전망이지만 양국 간 공급망 분리(decoupling) 흐름이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중국의 대미 수출은 이미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미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등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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