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매일 소리 지르거나 화를 내고 있나요? 그렇다면 잘못된 방법으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훈육을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유진 하이토닥 아동심리상담센터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훈육은 양육의 최대 난제다. 아이가 어릴수록 더 그렇다. 먹이고, 입히고, 씻기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시기에 행동 교정까지 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훈육은 피해서도 안되고, 피할 수도 없다. ‘금쪽이’처럼 떼쓰는 아이로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문제는 훈육이 말처럼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달래도 보고 설득도 해보지만, 결국은 소리 지르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20년 가까이 아동발달전문가로 일한 정 소장은 “훈육은 어려운 것이 맞다”고 했다. 2019년 출간한 그의 책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가 육아서로는 드물게 5만 권 넘게 팔린 게 그 증거다. 훈육,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달 7일 만난 정 소장은 “훈육의 3단계를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Intro. 훈육이 제대로 안 되는 이유
1단계: 훈육 거름망에 넣어 보자
2단계: 대장 행동을 정하자
3단계: 감정부터 다스리자
1단계: 훈육 거름망에 넣어 보자
전문가들은 훈육을 시작해야 할 시기로 18개월을 꼽는다. 이 무렵 행동의 경계를 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달 이론에 따르면 18개월은 주변을 탐색하며 자율성을 키우는 시기이기도 하다. 집 안 온갖 것을 만지고 어지럽히며 저지레를 하는 게 당연하다.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자니 발달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되고, 내버려두자니 안 좋은 습관이 생길까 봐 우려스럽다. 정 소장은 “교정해야 할 행동과 존중해야 할 행동을 구분하는 기준부터 마련하라”고 말했다.
교정해야 할 행동과 존중해야 할 행동을 구분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요.
훈육이 어려운 이유죠. 두 행동의 경계가 모호하거든요. 계란을 안 먹는 걸 식성으로 인정해야 할까요, 편식하지 말라고 훈육해야 할까요? 기저귀를 갈지 않겠다고 울면 기다려줘야 할까요, 억지로라도 갈아입혀야 할까요? 이런 고민의 순간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찾아옵니다. 그때마다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고요. 소셜미디어에서 ‘훈육해야 할지, 존중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행동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800개가 넘는 답이 달렸어요.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기준을 세우는 방법을 고민했죠.
어떤 방법인가요?
세 가지 기준을 토대로 ‘훈육 거름망’을 만드는 거예요. 훈육 거름망에 걸리는 행동은 바로잡아 주고, 통과하는 행동은 존중해 주는 거죠.
세 가지 기준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