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여름 끔찍한 통증을 겪었다. 그는 “살면서 경험해본 통증 중에 가장 심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몸서리를 쳤다. 통증은 어떠한 전조 증상도 없이 갑자기 찾아왔다. 여느 날처럼 퇴근 뒤 저녁식사를 하고, 맥주 한 캔을 마시며 프로야구 중계를 보다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 한쪽 엄지발가락에 열감과 통증이 느껴졌다. 잠을 깨 살펴보니 왼쪽 엄지발가락 마디 부분이 퉁퉁 부어올랐고, 칼로 베는 듯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참다못한 A씨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통풍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요산 수치가 9.5㎎/dL(정상범위는 7㎎/dL 미만)에 이르렀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은 체내 요산이 축적돼 결정을 이뤄 관절 등에 쌓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국내에선 한 해 약 57만 명이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다.
주로 40~5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엔 30대 환자가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30대 남성 통풍 환자는 10만957명으로 2020년 대비 24%가량 증가했다. 흔한 질환이다 보니 통풍 환자 가운데는 “맥주 대신 소주를 마시면 괜찮다”며 음주를 이어가거나, 약물치료로 통증만 가라앉히면 완치됐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김세희 교수는 “통풍은 일시적인 병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신기능 저하, 만성 콩팥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고 경고한다. 통풍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