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원훈, DJ 정부 때 쓰던 '정보는 국력이다'로 교체…30년간 6번

2025-07-17

국가정보원의 원훈(院訓)이 17일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사용되던 '정보는 국력이다'로 교체됐다. / 사진=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의 원훈(院訓)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사용되던 '정보는 국력이다'로 다시 교체됐다. 원훈 교체는 최근 약 30년 동안 벌써 6번째로 사실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정원의 정체성을 재조정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에선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중앙정보부 창설 당시 제정한 원훈을 사용해왔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17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 청사에서 원훈식 제막식을 열었다. 원훈석은 그동안 원내에 보관됐던 것을 다시 꺼내 설치했다고 한다. 길이 5.6m, 높이 2.7m, 두께 1m 크기의 화강석 재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국정원은 "국민주권정부 시대를 맞아 '국민의 국정원'으로 발전해 나가자는 의지를 반영하고, 실사구시 관점에서 국익·실용을 지향하는 정보의 중요성이 잘 담긴 해당 원훈의 복원을 결정하게 됐다"며 "복원된 원훈은 국민의정부 시절인 1998년 5월 직원 의견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제정됐으며 이는 국가정보원으로 개칭하면서 같이 바꾼 첫 번째 원훈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 원훈을 다시 세우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나라 안팎의 난관을 헤쳐나갈 우리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필요한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 지원으로 안보와 국익을 뒷받침하는 국정원의 책무와 역할이 이 원훈 속에 다 담겨 있다"며 "직원 모두가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정보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익수호에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원훈 교체는 이번이 6번째다.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당시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원훈을 제정했다. 이 원훈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로 이어진 1998년까지 활용되다가 김대중 정부가 1999년 1월 안기부를 국정원으로 개편하면서 원훈도 '정보는 국력이다'로 달라졌다. 노무현 정부는 이를 계승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원훈을 다시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교체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각각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원훈을 바꿨다. 문재인 정부는 원훈을 '신영복 글씨체'로 원훈석에 새기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신영복씨의 글씨를 국정원 원훈석에 쓰는 게 부적절하다며 중앙정보부 시절의 원훈으로 교체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의 원훈(院訓)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고 쓰여 있다. / 사진=국가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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