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의 시로 세상에 일침을 가하다"
'나도 썼어 너도 써봐' 캘리작가 22명과 전시회
인세 전액, 심장병 환자에게 기부 예정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개그맨 장용이 41년 방송 생활을 하며 가슴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한 권의 시집으로 출간했다.
'나도 썼어 너도 써 봐'라는 제목의 이 시집은 장용의 풍자와 해학이 담긴 한 줄 시로, 그가 페이스북에 발표한 시들이 주변의 격한 반응을 일으키며 책으로 나왔다.
장용은 방송과 무대에서 남을 웃기는 직업으로 살아오면서 정작 자신은 헛헛하고 우울했다고 한다. 어느 날 가슴까지 내려온 '한 줄 시'를 무작정 쓰기 시작했고, 시면 어떻고 시가 아니면 어떠냐는 생각으로 페이스북에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들은 주변의 격한 반응을 얻었고, '인생 한 줄이면 충분하다'라는 그만의 특유한 풍자와 해학에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다.
장용의 시를 읽은 이정하 시인은 "그의 시들을 읽어가는 순간 숨이 턱 막혀왔고, 감탄했고, 마침내는 눈물까지 찔끔거리게 됐다. 뭇사람들을 웃기고 울렸던 그의 삶이 그만의 짧은 시로 발효되고 숙성되어 진한 여운까지 남기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장용은 자신의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 당신도 한번 들이대 보라"고 말한다.
장용은 이 시집의 인세 전액을 인천 세종병원 심장병 환자들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나름 사회활동과 봉사를 하며 그동안 대중에게 받은 인기와 사랑을 갚으려 했지만 늘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자기가 쓰는 한 줄의 글과 시가 읽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시집의 시들은 캘리그래피 작품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붓 잡은 글씨꾼으로 알려진 김상훈 작가 외 전국 유명 캘리그래피 작가 22명이 장용의 시를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한다. 전시는 오는 25일 인천 세종병원 갤러리에서 7일간 열리는 것을 비롯해 일산, 대구 등에서도 일정을 잡고 있다.
장용은 1983년 서울예술대학에 입학해 연극연출을 전공했고, 같은 해 제3회 MBC 개그맨 콘테스트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1998년, 1999년 MBC 코미디언 실장을 했다. MBC라디오 '여성시대'에서 예비역들의 군대 사연들을 모아 『장용의 단결, 필승, 충성(2005)』이란 책도 냈다. 이 프로그램은 2003년부터 19년 7개월 동안 진행했다.
장용의 시를 읽은 가수 양희은은 "흔히 말 많이 해야 하고 웃음 주는 직업이면 밖의 얼굴과 안의 얼굴이 다른데 장용은 아들과 각별해서 감동이었다. 그의 글은 짧지만 긴 생각을 하게 한다. 감동도, 찡함도, 꼬집기도 있어 싹싹하고 예의 바르고 댄디한 차림새의 그를 다시금 알게 해준다"고 했다.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정광천은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고 지나쳤던 희생과 사랑을 표현한 그의 시들, 우리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라고 말했다.
문화뉴스 편집인 엄민용은 "시는, 정을 뿌리로 하고, 언어를 싹으로 하며, 운율을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하는 글"이라고 평했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