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일각 특검법 협상론엔 “열려 있다”
특검법 관련 정부와 여당 디커플링 압박
김 여사 육성 파일 존재 여부엔 “NCND”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앞두고 장외집회를 열며 여론전을 시작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안팎에서 특검 찬성 여론을 키우기 위한 총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명태균 파일 추가 공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당을 향해선 특검법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당정 디커플링을 압박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국감의 최종 결론은 역시나 김건희 특검”이라며 “민주당은 11월을 ‘김건희 특검의 달’로 삼고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사는 길은 김건희 특검 수용밖에 없다.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도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민심을 따르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검법 추진 여론을 주도하기 위해 국회 내 농성과 장외집회를 병행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법 촉구 집회를 언급하며 “어저께 서울역 앞에서 열었던 특별 집회를 계속 이어갈까 생각하고 있다”며 “내일부터는 원내 주도로 국회 내 농성을 시작할까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 육성 파일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명씨와 대통령의 통화로 중요한 부분은 아마 다 나오지 않았나 싶다. 추가적인 육성 녹음이 더 필요할까”라며 “자료는 많이 들어와 있는데 추가 녹취 공개 시기와 내용들은 특검법 추진과 정부 입장 발표 등을 살펴 정무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다른 녹취록이 있느냐고 묻기 전에 대통령이 숨지 말고 나와서 왜 이런 사실이 불거졌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게 국민들에 대한 예의이고 도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달 내 특검법 처리를 못박았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14일 본회의→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 28일 재표결’ 수순으로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과의 협상 여지는 남겨뒀다. 윤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되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도가 20% 아래로 떨어지며 여론의 압박이 커진 만큼 여당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박 원내대표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소조항들은 삭제한 여야 합의로 추진해야 한다”고 하는 등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협상론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대표를 향해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무모함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선 분명히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결단하시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수석도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이 등장하면서 특별감찰관 카드는 죽은 카드가 됐다”며 “남은 카드는 특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