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슬럼프 탈출 선언, 한화 김서현 “동주 형, 고마워요”

2025-10-29

“(문)동주 형, 미안해요.”

한화 마무리 김서현은 오랜 부진을 털고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1살 위 선배 문동주에 대한 미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김서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끝난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 LG와 경기에서 마무리로 7-3 승리를 지켜낸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했던 그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김서현은 팀이 1-2로 뒤진 8회초 1사 1·3루에서 LG 4번 오스틴 딘과의 승부에 나섰다가 투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어이없는 폭투로 추가점을 주고 말았다. 하지만 8회말 6점을 뽑은 타석 덕분에 역전에 성공한 뒤 9회 4점 차 리드 상황을 잘 지켜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서현은 승리를 확정한 후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한화 투수가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가 된 것은 2006년 삼성 라이온즈와 2차전 문동환 이후 이날 김서현이 19년 만이다. 안방에서는 1999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 홈 승리에 김서현이 주인공이 됐다.

김서현은 “팀이 이렇게 역전승해서 다시 한 번 분위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눈물에 대해선 “힘든 일이 많았다. 너무 오랜만에 잘 막았다. 9회를 막은 것도 오랜만이다”고 했다. 김서현은 풀타임 마무리로 나선 올 시즌 33세이브를 올리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제구가 흔들리고, 장타가 늘어나며 불안한 경기가 크게 늘었다.

김서현은 이달 초 SSG와 정규시즌 경기 5-2로 앞선 9회말에 나왔다가 투런 홈런 2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도 난조가 이어졌다. 삼성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4-1로 앞선 6회 김영웅에게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나올 때마다 실점이 나왔다.

어린 투수의 부진 탈출을 기대렸던 김경문 한화 감독의 계속된 믿음에도 화답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제 경험에 의하면 선수들은 작은 자신감의 차이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낸다. 오늘 경기로 (김)서현이도 자신감을 되찾고 잘 던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서현은 자신의 슬럼프 탈출을 기다려준 동료들 중에서도 문동주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문동주는 플레이오프에서 불안한 김서현을 대신해 사실상 마무리 역할을 했다. 1차전에서 2이닝을 잘 막았던 문동주는 3차전에서는 6회부터 3이닝을 책임졌다.

김서현은 “경기에는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가는게 맞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섭섭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경기 뒤 (제가 감정을 숨기지 못해)표정이 좋지 않았을텐데 지나서 생각해보면 너무 고마운 일”이라며 “동주 형이 (저 대신에)잘 막아줘 다시 일어설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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