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정이 지연되고 미국발 관세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국의 신용 위험도가 재차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국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부양책도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여파다.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뉴욕시장에서 5년물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36.36bp(1bp=0.01%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13일 40.42bp로 정점을 찍은 CDS프리미엄은 지난달 27일 28.13bp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3일, 12일, 19일, 24일 총 나흘을 제외하면 매일 올랐을 정도다.
CDS는 국가나 기업의 부도(신용) 위험을 회피하는 보험 성격의 신용파생상품이다. 사실상의 ‘보험료’에 해당하는 CDS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이 커질 때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엔 하락한다. 해당 국가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CDS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시장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최근의 정치적 불안정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3월 중으로 예상됐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4월로 밀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됐다.
씨티은행은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예상치 않게 오래 지속하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제 정책의 안정성과 효과가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강도 강세 압박도 CDS프리미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외국산 차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당장 국내 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
대표적인 신용평가사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리스크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