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면 휴가때 집 가잖아요” 교도소 택한 20세 청년의 죽음

2025-12-08

나는 교도관입니다

5화. 아들의 시신, 인수하지 않겠습니다

청년은 웃고 있었다.

일부러 안 갔어요. 군대 가느니 교도소 가는 게 낫죠.

병역법 위반.

징집을 거부해 붙잡혀 온 청년이

자신의 죄명을 말하며 활짝 웃었다.

새하얀 피부,

이제 갓 스무 살쯤 돼 보이는 얼굴이었다.

제 친구들도 군대 안 가기로 다 말 맞췄어요. 교도소에서 만나기로.

청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어갔다.

인터넷에 보니까 군대 밥보다 여기가 낫다던데, 맞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청년의 눈빛에는 두려움이나

후회 같은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몸도 좀 만들고, 검정고시도 보고 나가려고요. 잠도 좀 푹 자고.

교도소가 누군가에겐

쉬었다 가는 곳이라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섞여 나왔다.

도대체 무엇이 이 청년에게

교도소를 요양시설로 보이게 만든 걸까.

며칠 뒤,

교도소 민원실에 한 부부가 찾아왔다.

잔뜩 상기된 중년 남성이

손에 쥔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

우리 아들이 지금 방에서 제대로 누울 자리도 없다면서요. 한 방에 열 명이 뭡니까, 열 명이! 이게 나라입니까? 교도소가 사람을 짐승처럼 다루는 곳입니까?

옆에 있던 여성의 눈가도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우리 애가 얼마나 예민한 줄 아세요? 그렇게 좁은 방에 가두는 건 학대라고요. 학대!

그들이 말하는 ‘우리 아들’은

며칠 전 나를 보며 웃던 그 청년이었다.

교도소 밥이 군대 밥보다 낫다던,

군대 대신 교도소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던 바로 그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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