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가 한국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10%를 1억8000만달러(약 2400억원) 규모로 인수한다. 중국 내 한류 금지령(한한령) 해제를 앞두고 K팝 시장 진출을 노린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텐센트는 BTS 소속사인 하이브로부터 SM엔터 지분 220만주를 주당 11만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15.3% 할인된 가격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는 중국이 거의 10년간 유지해온 K팝 공연 금지령(한한령)을 해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이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와 같은 한국 기업이 텐센트와의 관계를 통해 음악 배급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중국이 2016년부터 시행해온 한한령을 곧 해제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허용 결정에 반발해 한류 콘텐츠 유통을 사실상 차단했다. 당시 중국은 K팝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였다.
텐센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 음악 산업에서 입지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텐센트는 이미 YG엔터 지분 4.3%, 카카오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SM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한편 하이브는 이번 매각이 “비핵심 자산 정리”의 일환이라며 확보한 자금은 향후 사업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로 지난 2023년 벌어진 SM엔터 경영권 분쟁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는 분석이다. 당시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전을 벌이면서 국내 미디어업계 최대 규모 딜이 될 뻔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인수가격이 너무 높아지자 하이브가 거래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SM엔터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