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1등 이유 있었네…호위함 건조, 韓 3년·中 5년·美 7년 걸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5-04-03

“한국의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알고 있다.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24년 11월 7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한 얘기다. ‘K 조선’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우리 조선업계에서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K 조선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이유를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해 눈길을 끈다.

신문은 우선 미국의 함정 건조 능력에 문제 사례로 2022년 8월 미국 위스컨신주 매리네트의 한 조선소에서 미국 해군의 주력 호위함(frigate)인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급 한 척이 건조에 들어갔지만, 적 잠수함과 미사일, 드론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첨단 무기가 장착 등 미 해군의 설계 변경 요구로 당초 진수계획인 2026년 보다 5년 더 길어져 준공까지는 총 9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방산 자료와 군사 컨설팅 업계의 분석을 토대로,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전함 건조 기간을 조사한 결과 2007~2025년 10개국이 건조한 호위함 20척 중에서 한 척만 빼고 모두 호위함은 미국이 직접 디자인에서 준공까지 9년 예상하는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보다 건조 기간이 짧았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대목은 한국과 일본은 3년 안에 건조했고, 중국은 5년, 미국은 7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호위함은 중형 전함으로, 대잠(對潛) 작전을 수행하고 대형 군함을 호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호위함 보다 대형이고 강력한 무장을 갖춘 구축함의 경우, 같은 기간 미국은 두 척 건조에 7~8년 걸렸지만,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급함이 3년, 정조대왕급 2번함인 다산정약용함이 2년 걸렸다. 중국 또한 난창급 구축함이 6년이 걸려 미국 보다 짧은 건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면서 2014~2023년 기간에 중국 해군이 157척을 진수하는 동안 미국 해군은 67척에 그쳤다며, 이는 미국 해군의 과도한 설계 변경, 숙련된 미 조선업계 노동력의 부족, 노후한 조선소와 장비, 철강 가격·인건비 상승의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현재 중국 전함 수는 370척 이상, 미 해군은 295척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견제하기 위해 미 해군은 2054년까지 전함 수를 390척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중국은 이 보다 훨씬 앞선 2030년까지 435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함정 보유대수로는 중국을 사실상 따라잡기 힘들 상황이다. 다만 신문은 그나마 질적인 면에서 중국보다 미 전함이 훨씬 우수해 전체 해군 전력으로는 월등히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분명한 건 미 조선업체들은 오랜 기간 정부의 보호와 예산에만 의존해와 경쟁력을 상실했고, 함정 건조·수리 역량이 크게 퇴보해 미국의 함정 건조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브렛 사이들 미 해군 연구·개발·획득 담당 차관보 대행은 하원 군사위원회 해군력 소위원회 공청회에서 “미 조선업은 전투력을 항구적이고 지속적으로 증강하는 데 필요한 속도로 선박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먀 “20년 전 6년 걸리던 군함 건조가 지금은 9년으로 늘었다”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국 군사전문가 사이에서 한국·일본 등 동맹국의 선박 건조 역량을 강화해 이들이 미 해군 함정을 만들게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 조선업을 육성하는 것으로는 중국과 군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발간한 ‘선박 전쟁’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 군함 확보를 위한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방안을 제시했다. 프렌드쇼어링은 친구(Friend)와 기업의 생산시설(shoring)의 합성어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 촘촘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투자 공조와 정책적 인센티브를 통해 일본·한국·유럽 등의 선박 건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한·일을 핵심 국가라고 지칭하며 이들이 미 조선업에 투자하도록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 해군의 함정 건조가 늘어지는 이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함정이 중국의 함정 보다 전력 면에서 절대적으로 앞서는 설계 및 무기 체계 통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건조 기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는 반론이다.

예를 들어 미 해군의 주력 호위함(frigate)인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급의 건조 기간을 줄이려고 ‘검증된’ 설계도면을 이용했지만, 미 해군은 이후 컨스텔레이션급에 대해 수시로 변경을 요구한다고 한다. 미 의회예산국(CBO) 조사에 따르면 “애초 계획은 이탈리아 조선사의 원본 설계와 85% 유사한 함정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15%만이 유사하다”고 지적한 것처럼 더 큰 발전기를 수용하기 위해 선체 길이는 7.3m 더 길어졌고, 추진기 소음을 줄이기기 위해 프로펠러도 변경됐다.

게다가 건조가 진행되는 동안에 컴퓨터 시스템과 무기, 다른 기능을 위한 냉각·환기 장치 공간이 추가됐다. 물론 애초 도면에 기초한 프랑스·이탈리아의 컨스텔레이션급 전함보다 중량이 10% 이상 늘었고 그만큼 속도는 줄어들게 됐다.

미 해군의 조선사령부는 WSJ에 지적에 대해 “미 해군은 외국 해군과 다른 표준을 갖고 있고, 종종 무기나 악천후로 타격을 받아도 전함이 더 ‘생존 가능할 수 있도록’ 더 정밀한 사항을 요구하고 이런 차이로 무기 시스템이나 세부적인 변형이 발생해 건조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미 함정 건조 지연은 노후 장비와 노동력 부족이고, 이에 중국과 격차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McKinsey)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조선소의 금속 주조 기계, 크레인 및 운송 시스템 중 일부는 2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갔고, 장비 고장으로 계약이 지연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부 장비가 너무 낡아 교체 부품을 처음부터 제작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경우 숙련된 인력 부족 문제로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미국 조선소인 핀칸티에리의 근로자 중 3분의 1이 50세 이상인 반면 이탈리아 조선소는 이보다 더 높은 약 40%가 50세 이상으로 숙련된 인력이 더 많다고 했다. 이와 관련 2024년 해군은 버지니아의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 조선소에서 26척의 함정 건조 과정에서 용접 실패의 원인은 경험이 부족한 신입 인력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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