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영풍(000670)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근 9개월 동안 회사 자금을 투입해 미국 정치권에 100만 달러의 로비자금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미국 로비활동공개(LDA)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 회장이 고용한 머큐리퍼블릭어페어스라는 로비 업체는 지난해 2월 22일 고려아연을 처음으로 고객으로 등록했으며 4월 10일, 7월 17일, 10월 9일에 이어 올해 1월 21일에 각각 25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썼다.
특히 이 중 절반인 50만 달러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이뤄지던 지난해 10월 9일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직전인 올해 1월 21일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다. 특정 로비 이슈에는 ‘중요 광물, 재활용, 청정 에너지 보조금 관련 문제’라고 적혀 있을 뿐 구체적 사용 경로는 기재되지 않았다.
영풍은 에릭 스왈웰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12월 미국의 광물 공급망을 이유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서한을 국무부에 보낸 것을 비롯해 납득하기 어려운 활동이 미국 정치권에서 이어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 정부 기관에 고려아연에 대한 MBK의 투자를 왜곡해 전달했던 빈 웨버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머큐리퍼블릭어페어스의 파트너로 등재돼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회사 자금을 미국 정치권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활용했다는 것은 허위 주장이라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이 머큐리퍼블릭어페어스와 계약을 맺은 것은 2023년 12월로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게 연간 계약에 따라 분기별로 25만 달러의 자문 및 컨설팅 비용을 집행했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계약이 이뤄진 것은) 적대적 인수합병(M&A)가 시작되기 무려 10개월 전”이라며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분기별 비용이 집행됐다는 사실만을 교묘히 부각해 허위사실을 생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원순환 사업을 비롯해 니켈 등 2차전지 소재 등 포트폴리오 제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해 미국 연방 정부와 싱크탱크의 동향 파악, 컨설팅을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