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방위 압박받은 베네수, 정치범 일부 석방·가택연금···미 군함 파견 후 일촉즉발

2025-08-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미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행정부를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대선 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한 정치범 일부를 석방했다.

야권 인사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전 미란다 주지사는 24일(현지시간) 엑스에 “오늘 여러 가족이 감옥에 있던 사람들과 껴안을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며 정치범으로 체포됐던 한 남성이 가족과 포옹하는 영상을 올렸다.

카프릴레스 전 주지사는 구치소에서 석방된 8명과 가택연금 조처된 5명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영토 주권이 신성한 것처럼 민주주의와 그것이 의미하는 것 또한 신성해야 한다. 더는 정치범이 없어야 한다”며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나시오날은 석방자 대다수는 지난해 대선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정부 목소리를 냈다가 붙잡혔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인권단체 포로페날은 지난 21일 기준 816명의 정치범이 갇혀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정치범 석방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정부의 이번 정치범 석방 결정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 해군을 파견한 지 6일 만에 이뤄졌다. 미군은 지난 18일 총 4500명의 해군이 탑승한 이지스 구축함 세 척을 카리브해로 보냈다. 미 당국자는 카르텔 선박의 마약 운반을 단속하려 함정을 파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에 카르텔을 잡기 위해 해외에서도 군사력을 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양국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르렀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은 국제법 위반이자 지역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450만명의 민병대원을 모으겠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즈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이날까지도 “우리는 마약 밀매업자가 아니다. 우리는 조국의 존엄성을 수호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자원입대를 촉구했다.

미국은 마두로 행정부의 반정부 인사 탄압과 카르텔 방치 등을 이유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월 베네수엘라를 근거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트렌데아라과를 외국 테러집단으로 지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다음 달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국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7일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조직인 ‘태양의 카르텔’ 수장으로 지목하며 그의 체포를 돕는 사람에게 현상금 5000만달러(약 693억원)를 주겠다고 밝혔다.

위기에 몰린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4일 열린 한 행사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가 제조한 스마트폰을 들고 “이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에게 준 것”이라며 자랑했다. “니하오(안녕), 셰셰(감사하다)”라면서 중국어로 통화를 시연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열린 대선에서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 야권에서는 민주야권연합(PUD)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이겼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자 마두로 정부는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지명수배하고 야권 인사와 시위대 약 2000명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며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유린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받았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