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찬물 끼얹은 미·중 갈등···삼성은 특허 소송 악재까지

2025-10-12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로 불확실성 커져

삼성전자, 미국서 특허 관련 ‘거액 배상금’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두고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으로 ‘훈풍’이 불던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는 특허 문제로 미국 업체에 6000억원대 배상금을 물게 됐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9일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7종을 수출 통제 품목에 포함하고, 반도체 등을 위한 수출 신청도 사안별로 심사를 거치도록 하면서다.

희토류는 반도체 웨이퍼 연마 작업 등에 쓰이는 필수 원료로, 중국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반도체 업계로서는 수출 허가를 일일이 거쳐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주말 사이 미·중 갈등이 찬물을 끼얹기 전만 해도 반도체 업계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미국발 ‘AI 칩 특수’로 인한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량 확대와 D램 수요 증가·가격 상승 등 호재가 잇따르며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07% 오른 9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8.22% 오른 42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양사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힘입어 이날 창립 이래 최초로 시가총액 300조원을 돌파했으며,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가 9만6800원(2021년 1월)에 바짝 다가서며 이른바 ‘10만 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악재가 하나 더 겹쳤다. 미국 업체와의 무선 통신 특허 침해 소송에서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미 텍사스주 동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콜리전 커뮤니케이션스에 4억4550만달러(6381억원)을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 노트북과 갤럭시 스마트폰 등 무선 기능을 탑재한 기기들이 이 업체의 특허 4개를 침해했다고 봤다. 4G·5G 등 무선통신 관련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이 업체는 2023년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재판 과정에서 특허 침해 혐의를 부인하고 해당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해당 평결에 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곧 있을 올해 3분기(7~9월) 잠정 실적 발표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호실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오는 14일 공개될 3분기 잠정 실적에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5조~6조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분기 매출 24조2999억원과 영업이익 11조18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 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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