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가 말하는 이재영의 일본행, 도전 이유 “배구 떠나서 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져 다시 운동 시작해”

2025-07-22

학교 폭력 전력이 폭로돼 사실상 코트를 떠났던 여자배구 전 국가대표 공격수 이재영(28)이 4년 여의 공백을 깨고 복귀하기로 했다. 그 무대로 일본을 택했다.

일본 빅토리나 히메지 구단은 지난 21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이재영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히메지는 1부 리그 팀으로 지난 시즌 SV 리그에서 27승 17패로 14개 팀 중 6위를 했다.

이재영의 에이전트를 맡은 김현도 씨는 이후 기자와 통화에서 “논란이 컸던 만큼 이재영도 아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배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져 다시 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재영은 히메지 구단을 통해 “지난 사건들을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내게 배구는 대체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다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거대한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복귀를 결심하고 실천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동남아나 유럽 진출 소문도 있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자신의 SNS에 “제2의 인생을 응원해달라”는 글을 올려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배구를 하려는 의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배구인 출신들이 모인 배구 동호회에서 포착되기도 했던 이재영은 우연히 선 코트에서 긴 공백에도 점프, 달리기, 스피드가 선수 때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다시 코트에 서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김현도 씨는 “이재영이 1월 말쯤부터 배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조금씩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시선에 정상적으로 훈련할 기회는 많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재영은 한국 여자배구 간판스타였다. 2014~2015시즌 V리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뒤 신인상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2016~2017시즌에는 개인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다음 시즌에는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싹쓸이했다.

V리그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이재영은 2021년 2월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진 파장에 비판 여론이 높아지며 배구계를 떠났다. 이후 그리스에서 재기를 노리기도 했으나 고질적인 왼 무릎 부상에 막혔고, V리그 복귀 시도 역시 비판 여론에 무산됐다.

이재영은 좋은 하드웨어와 감각을 가졌다. SV 리그에서는 179㎝의 키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히메지 구단도 이재영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다만 당장 주전급으로 쓰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 보다 재기를 체계적으로 도와주려는 구단의 진정성있는 밑그림이 크게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과 외국인 사령탑이 이끌고 있다는 점도 히메지를 선택한 배경이다.

그러나 이재영의 부활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4년 공백은 너무 크다. 김현도 씨는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어 이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며 “보통 1년 정도는 훈련해야 과거 몸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운동량이 많이 부족하다. 여러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 의지가 강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복귀 도전에 쏠리는 관심이 높다. 그 과정에서 기량 회복 이전에 코트에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 김현도 씨는 “이재영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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