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축출에 한방 맞은 시진핑...中에 베네수엘라는 어떤 의미

2026-01-06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에 의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은 중국의 중남미 전략에 커다란 타격을 가했다.

기존에 깔아놓았던 에너지 인프라의 운명이 불확실해진 것은 물론, 이를 교두보 삼아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넓혀 나가려던 중국의 전략이 도전에 직면했다고 6일 블룸버그가 짚었다.

◆ 기름과 돈으로 엮인 관계

중국은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자 최대 채권국이다. 기름과 돈으로 엮인 이 관계는 중국의 일관된 마두로 정권 비호로 결속을 강화해 왔다.

지난 2023년 마두로가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 관계는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all-weather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됐다. 이는 중국이 양국 관계를 정의할 때 사용하는 표현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베네수엘라도 중국이 대만과 홍콩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 한결같이 중국을 두둔했다.

2024년 기준 두 나라의 교역 규모는 71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에 이어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중남미에서 중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도 베네수엘라다. 스톡홀름 국제평화 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0~2020년 사이 베네수엘라가 사들인 중국산 무기는 4억 9500만 달러에 달한다.

◆위안화 외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하던 2007년, 중국은 처음으로 베네수엘라에 대규모 차관을 집행했다. 중국 돈이 베네수엘라의 인프라와 석유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2015년까지 중국이 국유은행을 통해 집행한 차관은 600억 달러가 넘는다. 중남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다. 물론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담보로 이뤄진 대출이다.

싱크탱크 '비욘드 더 호라이즌(Beyond The Horizon)'에 따르면 이 자금의 약 80%는 현물(원유 및 광물)지급 등의 형태로 상환됐다. 잔여 부채는 120억 달러 수준이다.

마두로 축출 직후,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 은행들에 베네수엘라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보고하라 지시했다. 중남미의 지정학적 토대가 급변하면서 중국 금융권에 가해질 충격에 당국이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중국의 원유수입선 다변화 전략과 베네수엘라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3월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직접 수입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조선 운항을 추적하는 위성 데이터 등에 따르면 실제로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 작년 하반기 중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우회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중국으로 향하는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출처를 숨기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을 동원한 환적 과정을 거친다. 블룸버그는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족히 두 달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복잡하게 들여온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중국 전체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025년 기준)에 불과하다. 다만 중국의 원유 수입선 다변화 전략과 세계 최대 원유 매장지라는 베네수엘라의 잠재력은 중국의 자원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일명 Merey)는 도로 포장용 역청 생산에 유용한데다, 다른 중질유보다 아주 헐값에 구매할 수 있어 중국 산둥성 일대의 민간 독립 정유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 트럼프 "이제 우리 것"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와 노후화로 붕괴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미국 기업들이 재건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 땅의 원유는 이제 미국 것이라고 천명한 셈이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5일 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생산을 재개하고 확대하는 데 18개월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이 들겠지만 그 비용을 연방정부가 보전해 줄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의 국유계 에너지 회사들은 마두로 정부와 크고 작은 유전 개발권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를 통해 중국이 확보한 베네수엘라 유전의 지분은 석유로 환산할 경우 약 44억 배럴에 달한다. 마두로 축출과 향후 거세질 트럼프의 압박 때문에 이 계약이 온전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세계를 야만적 약탈의 식민지 시대로 돌려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은 미국의 급습을 비난하며 마두로 석방을 요구했지만, 군사적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베네수엘라와 상호방위 조약을 맺은 것도 아니기에 미국과 정면 충돌이라는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다. 다만 돈이 걸린 사안은 성격이 다르기에 많은 것들이 4월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오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외교적으로도 중국에 불명예를 안겼다. 미군에 생포되기 바로 전날, 마두로는 중국의 중남미 담당 특사 추샤오치를 비롯한 대표단을 접견했다. 이는 마두로가 수감되기 전 수행한 마지막 외교 일정이 됐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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