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32)가 상대 선수에게 무릎으로 얼굴을 가격당해 쓰러지고도 일어나 고군분투했다. 이후 자신을 가격한 선수가 넘어지자 일으켜 주기도 하는 등 깨끗한 매너와 투쟁심 높은 활약으로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리버풀은 26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입스위치 타운을 4-1로 제압했다. 승점 3을 추가한 리버풀은 승점 53(16승5무1패)으로 2위 아스널(승점 47)에 승점 6 앞선 선두를 유지했다.
엔도는 이날 벤치에서 시작해 리버풀이 4-0으로 앞서며 승부가 기울어지자 출격 기회를 잡았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후반 23분 흐라벤베르흐 대신 엔도를 교체 투입했다. 2025년에 리그 경기 첫 출전이었다.
엔도는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왕성한 활동을 앞세워 중원에서 힘을 보탰다. 그런데 후반 35분 봉변을 당했다. 엔도가 공중볼을 잡으려고 하자 입스위치타운 훌리오 엔시오가 달려들며 뛰어올랐다. 엔도는 엔시오의 무릎에 턱을 맞아 쓰러졌다. 마치 이종 격투기에서 날아 올라 무릎으로 가격하는 ‘플레잉 니킥’ 공격과도 같은 장면이었다. 엔도는 얼굴을 감싸 쥐며 쓰러졌고 충격이 큰 듯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리버풀 선수들은 퇴장을 주장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날 EPL 데뷔전이었던 엔시오는 데뷔전 퇴장 불명예를 면했다. 일어난 엔도는 화를 낼 법도 했지만 묵묵히 경기를 뛰었다. 오히려 이후 엔시오가 넘어진 상황에서 그를 일으켜주는 매너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리버풀 아르네 슬롯 감독은 “엔도는 한두 번 고개를 저었다가 다시 뛰었다. 그의 정신력은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리버풀 팬들도 엔도의 투지를 칭찬하면서도 상대 선수에게 퇴장이 주어지지 않은 것에 아쉬워했다. 리버풀 소식을 전하는 ‘라우징 더 콥’은 “엔시오는 퇴장당했어야 했다”며 “엔도가 무사한 건 행운이었다. 튼튼한 선수여서 망정이지 다른 선수였다면 정말 크게 다쳤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리버풀닷컴’은 “엔도가 교체될 뻔했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 경기를 뛰는 투혼을 보였다”고 전했다. ‘리버풀 에코’는 “엔도는 가격당했지만 끈질기게 플레이했다”고 평가했으며 ‘디스이즈 안필드’는 “엔도는 언제나처럼 견실한 까메오 역할을 잘 했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 울트라사커는 “엔도의 불굴의 투지에 슬롯 감독이 찬사를 보냈다”면서 “리버풀 팬들도 칭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