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라 일인데도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의 뉴욕시장 당선을 바라보는 이스라엘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반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행보를 숨기지 않은 채 무슬림으로서는 처음 뉴욕시장에 오른 맘다니 현상이 뉴욕 인구 11%를 차지하는 유대계 사회는 물론 이스라엘의 대미 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이스라엘 매체는 과격한 언어로 맘다니의 당선을 경계하며 이 같은 우려를 드러냈다. 예루살렘포스트(JP)는 4일(현지시간) 보수 시민단체 ‘이스라엘을 위한 어머니들’의 루트 카베사-아브람존 의장의 기고문을 통해 “맘다니는 서구 질서에 비판적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하다”며 “서구가 가장 소중히 여겨온 가치를 분쇄한다”고 지적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맘다니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지하디스트의 테러를 지지해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 맘다니는 미국 내 유대인 단체와 보수 성향 정치인으로부터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맘다니가 '인티파다(반이스라엘 성향의 팔레스타인 봉기)의 세계화'라는 구호에 명확한 규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그를 반유대주의자로 보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선거 당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증명된 유대인 혐오자 맘다니에게 표를 주는 모든 유대인은 멍청하다”고 쓰기도 했다.

카베사-아브람존 의장은 또 “맘다니가 세련된 반유대주의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전술도 구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구분해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를 비판하는 것 같지만 민족국가로서 이스라엘 자체를 부정하는 게 맘다니의 속내라는 뜻이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뉴욕에 온다면 체포하겠다”는 맘다니의 과거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맘다니는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선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반대하는 의미로 닷새 간 단식 투쟁을 벌이며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명확히 굳히기도 했다.
이어 카베사-아브람존 의장은 “뉴욕이 지닌 상징성을 넘어 맘다니가 미국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는 현상은 민주당 내부의 더 깊은 변화를 시사한다”며 “공산주의 성향의 활동가들이 전통적 민주당 인사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무상교육 등 진보 색이 강한 맘다니의 공약이 공산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미 보수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맘다니의 승리는 그에게 친팔레스타인 브랜드라는 눈에 띄는 정치적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미국 내 유대계 단체가 맘다니를 규탄하며 사실상 낙선 운동을 펼친 점도 다시 조명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유대계 표심이 맘다니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맘다니 캠프가 진보 유대계 단체와 연계해 유대인 표밭을 적극 공략했다”고 봤다. 미 매체 아메리칸프로스펙트는 “맘다니의 선거 캠페인이 뉴욕시 유대계 사회를 갈라놓았다”면서도 “맘다니가 유대계 안전·혐오범죄 대응 강화, 유대사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약속하며 유대계 미국인들에 대한 설득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카베사-아브람존 의장은 일부 유대인 유권자들이 진보적 정체성을 보편성으로 여기는 반이스라엘 지도자에게 표를 던지는 현상을 나치 집권 전 독일 내 유대인들 상황에 빗댔다. 독일인 정체성을 우선하는 독일의 동화 정책에 기대다가 결과적으로 유대인 정체성을 지키지 못했던 민족적 비극이 미국에서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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