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2025-02-20

◆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 쨍쨍 지음 / 달 / 256쪽 / 1만 5750원

"여행하면 진짜 행복한가요"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파이어(Fire)족' 이라는 단어가 전 세계에 확산되기도 전, 누구보다 빠르게 은퇴하고 누구보다 멀리 여행을 떠난 사람 '쨍쨍'.

그녀의 에세이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는 2009년 8월 31일 학교 '밖' 여행을 위해 26년 6개월 간의 학교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20년째 여행을 이어가는 여행자 쨍쨍의 이야기다.

세계지도 속 방방곡곡은 그저 지도 위 어느 지점이지만, 쨍쨍에게 방방곡곡은 '사람이, 바람이, 음식이 사랑스러운 나라' 혹은 '언젠가 꼭 가볼 나라'를 뜻한다.

누군가 보여준 이름 모를 풍경사진에 마음을 뺏기면 배낭을 챙겨 혼자서 훌쩍 떠나는 쨍쨍에게 사람들은 "혼자 다니면 외롭지 않으세요", "여행하면 정말 행복한가요"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럴 때마다 쨍쨍은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는 일찍 은퇴하고 여행을 떠난 거예요. 외로움?... 혼자 여행을 가도 어디 외로울 틈이 있어야 말이죠"

그곳의 바람 향기, 햇빛의 감촉, 사람 소리는 실제로 가봐야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어디를 가든 온몸 가득 넘치는 호기심으로 세상을 마주한다.

그 호기심이 바로 혼자서도 '쨍쨍'한 여행의 원동력이다.

덜렁거리는 성격으로 곤란에 처하고, 변덕으로 기분이 널뛰지만 그럼에도 쨍쨍은 입버릇처럼 늘 무언가를 사랑한다고 외친다. 그 대상은 여행이 될 때도 있고 삶 그 차제일 때도 있다.

넘치는 호기심이 여행의 원동력이었다면 힘껏 '사랑하는 것'이 삶의 원동력인 셈이다.

여행이 언제나 즐거울 수는 없다. 작은 실수 때문에 여행을 통째로 망치는 일은 흔하다.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곧잘 나아가다가도 삐끗하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하지만 그 순간까지도 사랑한다고 외치는 쨍쨍의 모습속에서 우리의 삶도 사랑할 준비가 돼있다면 어떤 각도에서든 우리도 자유로울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에 눌린 피곤한 일상속에서 우리에게 남은 건 새로운 궤도 위를 기꺼이 걸어가는 것 뿐이다. 흐려도,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다시금 쨍쨍해질 날을 기다리며 자유롭게 '떠남'을 꿈꿔보자.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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