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것 보다 3끼 식단 조절로 관리
몸 안좋다고 운동 빼먹지 말아야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중요

대중은 무심코 기대한다. 아이돌이라면, 보컬과 춤 실력은 물론이고 날렵하고 멋진 외모까지 갖춰야 한다고 말이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티스트들은 하루에 사과 몇 쪽, 고구마 한 개, 닭가슴살 몇 점을 먹으며 버티는 다이어트를 감행해왔다. 무대를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체중계 숫자에 매달리는 하루하루를 보낸 셈이다. 다행히 혹독한 다이어트를 정석처럼 여기는 분위기도 점차 바뀌는 중이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건강하게 잘 먹고 잘사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아티스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쿠킹팀은 지난 4월부터 ‘잘 먹고 잘사는 법’을 스스로 깨우치며 성장 중인 아이돌 13명을 차례로 인터뷰했다. 연습생 기간을 제외해도 데뷔 7년, 길면 13년을 K팝 아티스트로서 살아온 13명이다. 아이돌로 시작해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인 백호를 시작으로 그룹 더보이즈의 큐, 오마이걸 유빈, AB6IX의 대휘, 비비지 엄지에 이어 강렬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으로 글로벌 무대를 휩쓸고 있는 ‘에이티즈’의 멤버 여덟 명을 소개했다. 어린 나이에 연습생으로 출발한 이들은 치열한 K팝 시장에서 어떻게 ‘잘 먹고 잘사는 법’을 배워왔을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이어트 식단
“식사를 챙기기 시작한 건 혼자 살게 되면서부터예요. 몸을 만들려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배달 음식으로 관리하는 게 역부족이었거든요.”
백호의 이야기다. 먹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싶진 않아 직접 요리를 시작하며 몇 가지 규칙을 만들어 실천한다고 말했다. 규칙은 간단하다. 하루 세 끼를 먹되 설탕 안 쓰고 간장만 조금 넣어 간하고, 지방이 많은 고기를 먹을 땐 밥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식사를 조절한다. 백호는 ‘밸런스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어트는 어떤 음식을 어떻게,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짧은 기간에 많이 감량하는 것보다 꾸준히 관리하는 방법이 좋고요.”
오마이걸의 유빈도 ‘평생 관리한다’는 마인드로 식단을 조절한다고 설명한다. “다이어트를 정말 많이 해봤어요. 지금은 굶는 다이어트는 절대 하지 않아요. 요요도 심하고, 공연할 때 목 상태도 나빠지기 때문이죠. 이제는 ‘평생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식단을 짜는데, 하루 세끼 중 한 끼는 먹고 싶은 걸 먹고 두 끼는 현미밥에 닭 가슴살처럼 관리 식단을 섭취해요.”
외모 관리, 슬럼프 극복까지 운동은 필수
AB6IX의 대휘의 별명은 ‘건강 전도사’. 운동은 기본이고, 음식도 최대한 몸에 좋은 걸 먹으려고 노력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긴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몸에 안 좋은 걸 먹고 영양제로 보충하기보단, 처음부터 음식으로 잘 챙기는 게 낫더라”며 “지금 잘 관리해야 30대에도 건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몸에 안 좋은 걸 먹으면, 제 몸에 미안하더라고요. 좋은 걸 먹고 운동하면서 내 몸을 챙기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에이티즈 윤호는 아이돌이란 직업에 대해 “무대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정의하며 “가꾸고 연습하며 관리하는 건 필수”라고 말했다. 백호 역시, “몸이 안 좋아도 정해진 운동은 꼭 해요. 쉬는 시간을 더 쓰더라도요”라고 말했다.
무대를 위해 감량을 할 때도 잦다. 에이티즈 우영은 최근 14㎏ 정도 체중 감량을 했다. “아이돌은 무조건 날씬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스트레스를 먹는 거로 푸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방식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봐요. 중요한 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몸인 지예요. 제 감량도 그런 욕심에서 시작됐어요. 춤 선을 더 세련되게 만들고 싶어서요.”
슬럼프 극복을 위해 운동을 선택한 아티스트도 있다. 더보이즈 큐는 데뷔 2년 차, 슬럼프를 겪었다.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라고 고민하던 그는 바꿀 수 없는 일은 빨리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가짐을 바꾸고 운동을 시작했다. “원래는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데, 이제는 강제로라도 운동하면서 텐션을 끌어올려요.”

나 자신을 알아가기, 스스로 사랑하기
이들은 빠르면 초등학생 때부터 연습생이란 타이틀을 달고 합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기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고백한다. 에이티즈 민기는 “단체 생활이 익숙해질수록 나 자신을 잊어버리는 일이 생긴다”며 스스로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스스로 넌 뭘 좋아해? 좋아하는 음악은 뭐야? 취미는? 이런 질문을 하는 거죠. 이런 질문들로 서서히 나를 만드는 것 같아요.”
10년차 아이돌 유빈 역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라는 생각에만 집중했거든요. 정작 제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노래를 잘 부르는 것보다, 내가 어떤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는지 제 감정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저를 찾고 있어요.”
비비지 엄지는 “심지가 곧을 때 일할 만하고 보람도 느껴요”라며 마음을 다잡는데,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마음이 불편할 때 일을 강행하면 악순환으로 이어져 무너지기 쉬운 것 같아요. 10년을 활동하며 내린 결론은 시간이 답이라는 것이죠. 안 좋은 시간도 버티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 시간도 영원하지는 않으니까요. 이런 경험치가 쌓이면서 더 강해진 저를 보기도 하고요.”
아이돌의 꿈은? 오래 무대에 서고 싶은 것
선망의 대상이며, 실제로 많은 것을 이룬 13명이지만,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인터뷰한 아티스트들은 모두 “좋아하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중 엄지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땐, 10년 정도 열심히 일하고 다른 일을 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오히려 서른을 바라보는 지금, 아직 할 일이 남았단 생각이 들어요. 팬들과의 유대 관계도 중요하거든요. 나라는 사람이 오래 사랑을 받았으니까, 받은 애정을 계속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는 것 같아요.”
에이티즈 홍중은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도 멋지게 활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오래도록 함께하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같은 그룹의 민기는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계속 변화해야 해요. 다양성을 주면서도 팀의 색을 유지하고, 개인의 색도 녹여내야 해죠. 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색을 녹여내며 시너지를 낼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결국, 개인의 영역도 팀의 일부니까요.”
롱런은 물론이고,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답변도 나왔다. 더보이즈의 큐는 “예전에는 진짜 슈퍼스타, 최고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 모습을 보여줬을 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겠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