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주자 탐구
그 횟집의 독방에는 산해진미가 즐비했다. 점잖은 양복쟁이 대여섯 명이 그 공간을 점유하면서 웃음과 술잔을 주고받았다. 연령의 범위는 넓어 보였다. 초로의 신사가 있는가 하면 아직 양복이 어색한 약관의 청년도 보였다. 주연을 주도하는 건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두 장년 신사들이었다.
그중 눈에 띄게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앉아 있던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술잔 대신 물잔만 연신 들이켜면서 가끔 못마땅한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들은 검사였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 대부분은 검사였다. 딱 한 명, 주연의 주도자가 맞상대하던 그 초로의 신사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물잔만 들이켜던 그 검사가 일어섰다.
못마땅한 시선을 온몸에 받아 안은 채 방을 나선 그는 신발을 신었다. 하지만 곧바로 출입문을 열지는 않았다. 그는 입구 부근에서 한참을 부스럭거린 뒤에야 문을 나섰다.
그가 떠난 지 한참 뒤 주연이 끝나자 무리가 일어섰다. 맨 앞에 그 초로의 신사가 있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스폰서’였다. 그 자리의 좌장이던 간부 검사의 친구인 그 기업인은 정해진 수순인 양 지갑을 꺼냈다. 그런데 카운터에서 놀라운 말이 들려왔다.
예? 아니, 지금 나오는 건데? 누가 계산했다는 거예요?
아까 먼저 나가신 분이 다 계산하셨어요.
들어가며

정치교체, 시대교체, 세대교체를 이루겠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작년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에서 패배한 지 딱 1년 만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황태자로 군림하며 법무부 장관, 여당 비대위원장 및 대표를 연달아 맡으며 생의 절정기를 구가했던 그입니다.
그러나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짧은 정치 행보의 상당 부분을 영광보다는 시련의 시간으로 채워야 했습니다. 결정적 분수령이 된 건 역시 12·3 비상계엄이었습니다. 그는 여당 대표이면서도 신속하게 수하 의원들을 인솔해 국회로 나아갔고, 비상계엄 조기 해제의 일등공신이 됐습니다. 그리고 “나라를 맡겠다”고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치열한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당당히 ‘빅4’에 자리하면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했던 그는 과연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쳐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