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청궁과 향원정에 담긴 가슴 아픈 아름다움 [뉴스핌 줌인]

2024-11-07

- 특별관람 '건청궁·향원정에서의 특별한 산책'

- 고종 휴식처 '향원정' 내부 첫 공개

- 이번달 29일까지 주2회 진행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고종과 명성황후가 머물렀던 비밀 공간이 공개됐다. 국가유산청은 7일 경복궁 건청궁과 향원정의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조선의 빛과 그림자: 건청궁과 향원정에서의 특별한 산책'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전문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건청궁으로 향했다. 고종이 친정을 시작했던 1873년 지어진 건청궁은 고종의 정치적으로 독립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풀이되기도 한다. 고종의 집무공간인 장안당 '추수부용루'에 올라가자 가을정취를 머금은 향원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안당에서 고종은 대신들과 국사를 논하고 외국 대사들과 회담을 나누는 등 건청궁은 당시 정치의 주무대였다.

건청궁은 고종의 자주개혁과 부국강병의 의지가 담겼던 공간이기도 하다. 벽돌과 유리로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관문각이 1888년 뒷편에 지어졌다. 또한 건청궁은 최초의 전등이 설치됐던 공간이기도 하다. 미국에 파병되었던 보빙사가 미국은 밤이 대낮 같다고 고하자 고종은 이곳에 전등이 설치를 명한다. 안내를 맡은 박인주 해설사는 "건청궁은 조선을 근대적 개혁 국가로 나가고자한 고종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청궁에 담긴 고종의 꿈은 무참히 무너지게 된다. 을미년(1895년) 10월, 바로 이곳에서 일제는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친일내각을 수립한다. 을미사변 이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기자 1909년 전후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오늘날 건청궁의 모습은 2006년 복원된 모습이다.

'향기가 멀리 간다'라는 뜻이 담긴 향원정으로 향했다. 향원지 한가운데에 위치한 향원지에 가기 위해서는 취향교를 넘어야 한다. 향원정은 조선말 왕실의 휴식공간으로 쓰인 공간으로 고종과 명성황후가 이곳에 앉아 서양 선교사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경복궁 최고의 단풍명소로 꼽히기도 한 향원정의 내부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 특별관람이 처음이다. 향원정 창에서 바라본 경복궁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에 관람객들은 연신 셔터를 누른다. 박인주 해설사는 "경복궁 직원들도 이곳에 들어와 본 사람이 많지 않다"며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선의 빛과 그림자: 건청궁과 향원정에서의 특별한 산책' 관람은 오는 29일까지 매주 목·금 진행된다. 안전과 문화재 보호를 위해 관람인원은 회당 20명으로 제한되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2024.11.07 choipix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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