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슈퍼맨”…액터뮤지션 발굴·지원 이뤄질까 [액터-뮤지션③]

2024-10-17

"액터뮤지션 준비 돕는 시스템 마련 됐으면"

김문정 감독 운영 아카데미서 액터뮤지션십 진행 계획

"인력풀 넓어지면 액터뮤지션 뮤지컬 장르 동반 성장 가능"

“사실상 액터뮤지션들은 무대 위에서 몸으로 직접 겪고 부딪히면서 스스로 요령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미드나잇’ ‘조로’ ‘그레이트 코멧’ 등 국내에서 액터뮤지션으로 가장 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 고예일은 자신이 직접 무대 위에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뮤지컬 연주자로는 ‘마타하리’ 초연을 시작으로 7년, 뮤지컬 배우로는 ‘웃는남자’를 시작으로 4년간 뮤지컬 업계에 몸담고 있다.

여러 작품을 겪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액터뮤지션이라는 낯선 직업을 익히는 것이었다. 그는 “별 것 아닌 듯 보여도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하면서 연기와 안무, 노래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악기별로 연주의 모션과 손의 움직임, 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안무와 동선이라도 모두 자신에게 맞는 움직임을 직접 부딪히면서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작품에 참여했을 때 액터뮤지션을 조금 더 면밀히 전담 마크해서 관찰해주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바랐다.

고예일의 경우 뮤지컬 연주자로서의 활동이 인연이 돼 무대에까지 오르게 됐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액터뮤지션이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정보도 얻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는 “일단은 액터뮤지션이라는 포지션 자체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허들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저 역시도 처음엔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터뮤지션이 되기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나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미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뮤지컬 배우나 감독님들과 친분이 있는 저는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언을 구할만할 사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김문정 음악감독도 액터뮤지션 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차세대 뮤지컬 업계를 이끌어갈 창작진과 배우 등을 발굴하기 위한 취지로 최근 ‘시즌엠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뮤지컬이 산업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진출에 허들이 높은 뮤지컬 업계에서 기꺼이 다리 역할을 맡은 것인데, 이곳에서 액터뮤지션 관련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연기와 춤, 노래는 물론이고 뮤지컬 배우에겐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아카데미에 레슨이 가능한 단원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충분히 액터뮤지션 관련 교육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심은 ‘명성황후’로 해외공연을 하면서 국내 뮤지컬 시장의 인력풀 부족이라는 현실을 맞닥뜨리면서다. 김 감독은 “해외 연주자와 협업 기회가 많았는데 그들의 인력풀이 굉장히 넓다는 걸 알았다”며 “그 안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배우가 멀티가 돼야 죠. 국내에선 그런 멀티 배우를 찾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너무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뮤지컬 시장은 해외의 것을 답습하면서 발전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젠 단순히 작품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성향 역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본다”면서 “제작자 입장에서도 멀티가 가능한 액터뮤지션은 너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액터뮤지션 뮤지컬이 많지 않아 액터뮤지션을 발굴하더라도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적이다. 다만 김 감독은 “인력풀이 넓어지면 액터뮤지션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동반 성장한다는 것에 긍적인 입장”이라며 “관객들도 생생한 경험을 하기 원하는 시대다.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액터뮤지션 뮤지컬은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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