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가 ‘백호’라는 팀 이름까지 만들어놓고 한국 선수 영입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인 세계랭킹 42위 임성재와 47위 김시우는 LIV 골프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4일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에 따르면 LIV 골프는 올해 초 여러 개의 새로운 팀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베코 이스트 GC(Becko East GC)’다. 골프닷컴은 “‘베코(Becko)’의 정식 표기는 ‘백호(Baekho)’”라면서 “백호는 ‘흰 호랑이’를 뜻하며 한국 신화에서 인기 있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골프닷컴은 LIV 골프의 스콧 오닐 CEO가 최근 자신들과의 인터뷰에서 “LIV 골프의 미래 주요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이라며 한국을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LIV 골프는 2026시즌을 앞두고 실제로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지난 11일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시우가 LIV 골프와 계약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골프위크는 LIV 골프에 정통한 골프 전문 팟캐스트 ‘플러싱 잇 골프’의 보도를 인용했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LIV 골프가 김시우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김시우 본인이 이 보도에 대해 한동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이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시우는 그러나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1월 하와이에서 만나요”라는 글과 함께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 오픈 출전 계획을 밝혔다. 내년에도 PGA 투어에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소니 오픈은 김시우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2022년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출신 오지현과 결혼한 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이후 출전한 소니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결혼 후 아내와 함께 한 첫 우승이었다.
골프닷컴은 다만 “김시우의 소니 오픈 출전 결정이 LIV로의 이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니 오픈은 2026 시즌 첫 LIV 대회인 리야드 대회 개막 2주 전에 열리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마음을 바꿀 시간적 여유가 있다”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2026 시즌 첫 대회가 열리는 내년 2월 4일 전에만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 된다고 골프닷컴은 전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미국 언론은 김시우의 이적설이 보도된 지난 11일 임성재도 LIV 골프로 향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임성재는 자신의 SNS에 해당 보도는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못 박았다.
임성재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도 입장문을 내고 “현재 제기되는 모든 이적 관련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며 “임성재는 내년 시즌 PGA 투어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LIV 골프가 한국 선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간판 선수들인 김시우·임성재가 PGA 투어에 남을 뜻을 밝히면서 LIV 골프의 한국 팀 구성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LIV 골프로 진출한 한국 선수는 장유빈이 유일하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한 장유빈은 상금왕, 제네시스 대상, 최저타수상, 톱10 피니시상, 장타상 등 5개 주요 타이틀을 휩쓴 뒤 LIV 골프에 진출했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강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