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경쟁력 충분한 K푸드, 중동·미국 입맛도 사로잡는다

2025-04-29

중동 사람들은 고기에 까다롭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은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Halal) 음식을 먹는데, 이 할랄 인증이 육류에 엄격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피를 완전히 빼낸 뒤 도축하는 ‘다비하’ 방식을 따라야 할랄 육류로 구분된다. 그래서 무슬림들이 먹을 수 있는 고기는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다고 중동에 육류를 수출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할랄 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있다면, 국경을 넘어 이슬람 국가에도 수출할 수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중동지역 한우 수출 길을 열기 위해 국내 기업의 아랍에미리트(UAE) 국제 할랄 도축장 인증을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해당 기업이 ‘UAE 할랄 도축장 인증’을 획득했다. 6월에는 두바이 K-푸드 페어에서 ‘한우 홍보관’을 열어 중동 바이어와 소비자에게 한우의 맛을 알릴 예정이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은 128억5000만 달러(약 18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미국발 관세 이슈와 급변하는 통상 환경으로 수출 전망에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지만, K-푸드야말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희망이다. 지금까지 반도체가 국가의 성장동력이었다면, 이제 반도체와 K-푸드가 쌍두마차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야 한다. 국가와 농어촌·농어민(축산인), 수출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K-푸드 수출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지난 17~22일 미국 출장 중 현지 기업인과 교민, 통상 전문가를 두루 만났다. 현장에서는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위기를 기회를 만들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에서 느낀 건 두려움보다는 용기, 절망보다는 희망이었다.

지금 한국은 미국의 ‘관세 압박’이라는 큰 파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지금의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대한의 민족 아닌가. 불확실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쟁력’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 얼이 담겨있는 K-푸드는 최고의 경쟁력을 지녔다.

봄의 햇살과 여름의 비바람, 가을의 아름다움과 겨울의 추위 속에서 자란 우리 농수산물은 맛과 향, 영양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다. 전체 수출에서 농수산식품 비중은 2% 수준이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미래 먹거리로 우뚝 설 수 있다. K-푸드 수출을 확대해 대한민국의 식품 영토를 확장하자. 대한민국이 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다.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