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도전하는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디메리트 딛고 도약할까

2024-10-16

외식 기업 더본코리아가 상장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가 더본코리아의 기업공개(IPO)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업종 특성상 IPO가 쉽지 않은 데다가, 시장에서 투심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IPO에 성공했던 소수의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 후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드문 상황이다. 일각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의 IPO를 두고 '상장 잔혹사'라고 묘사하는 배경이다. 더본코리아가 IPO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의 단점을 딛고 성공적으로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더본코리아의 신규 상장 예비심사 결과에 적격 결정을 내렸다. 또한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일반청약은 28일과 29일 양일간 진행된다. 수요예측 기간동안 백종원 대표가 직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칙적으로 상장 예비심사는 규정상 45영업일 안에 마쳐야 하지만, 최근 더본코리아의 '연돈볼카츠' 브랜드가 일부 가맹점주와 갈등이 불거지며 결정이 다소 지연됐다. 더본코리아는 해당 사안을 적극 소명하면서 별다른 문제 없이 심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신규 상장 예비심사는 IPO의 첫 관문이자 가장 통과하기 어려운 절차 중 하나로 꼽힌다. 더본코리아가 신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을 고려했을 때, 당초 이들이 목표로 잡았던 연내 상장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신규 상장 예비심사 통과에 따라 더본코리아는 금융위원회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 예측 및 공모 가격 결정, 청약 접수 등의 절차를 거쳐 상장하게 된다.

더본코리아의 IPO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는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IPO를 추진했던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 심사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구조가 독특한 편인 데다가,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업 지속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업계는 평한다. 또한 내수 시장에 집중된 B2C 사업 위주인 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투심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외에도 많은 가맹점주를 관리해야 하는 점, 비슷한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 등을 들어 사업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평가도 제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직상장에 성공한 사례는 교촌에프앤비를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이라면서 "프랜차이즈 업종 자체가 IPO 시장에서 선호되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프랜차이즈 기업이 반드시 상장을 하고자 한다면 우회상장을 고려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는 과거 IPO를 도전했던 프랜차이즈 기업과 구별되는 차별점이 있어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더본코리아의 대표인 백종원 씨의 개인 브랜드 파워가 더본코리아 상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이다. 흑백요리사를 비롯한 다수의 예능에 등장하며 쌓은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가 향후 해외 사업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더본코리아가 상장 후 장기적인 실적 성장세를 내기 위해서는 '백종원 파워'를 줄여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도 나온다. 백종원 대표 개인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업이 성장했다는 것은, 백종원 대표의 개인 일탈 등으로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 기업 가치도 동반 하락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가 매스컴을 통해 보여줬던 음식 관련 전문성 등은 더본코리아 상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더본코리아가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백종원 수식어를 빼고도 안정적인 사업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홍콩반점, 빽다방, 역전우동, 연돈볼카츠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3881억 원, 영업이익은 23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한 차례 보류했다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다시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4000억 원 수준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한다.

코스피 기본 상장 요건은 ▲최근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및 3년 평균 700억 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 실현 ▲자기자본 이익율 최근 5%, 3년 합계 10% 이상 가운데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