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육사 존치, ‘윤석열 역사 쿠데타’도 실패한 것

2025-05-27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원래 위치인 충무관 앞에 존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방부와 육사가 2023년 8월 독립 영웅인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이유로 홍 장군 흉상을 철거해 육사 밖으로 이전을 시도한 지 2년 만이다. 당연한 결정이자, 만시지탄이다.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투쟁의 상징적 인물인 홍 장군의 흉상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 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등 4명의 독립운동가 흉상과 함께 육사 교정의 충무관 앞에 세워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육사는 독립운동가들 흉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간도특설대 장교를 지낸 백선엽의 흉상을 설치하려 했다. 독립유공자 단체들은 물론 국민적 반발에 부닥치자, 홍 장군 흉상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다른 독립운동가 흉상은 교내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국민들이 수긍할 리 없었다. 결국 윤석열이 탄핵·파면된 이후에야 홍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을 완전히 접은 것이다.

윤석열은 뉴라이트 역사관에 근거해 항일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왜곡하고 흔들었다. 국방부의 장병 정신교육 기본교재에선 안중근·홍범도의 항일 투쟁을 삭제하고 일제의 억압적 통치 내용을 대폭 줄였다. 역사·교육 기관장에는 뉴라이트 인사들을 속속 발탁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등이다. 윤석열의 ‘역사 갈라치기’는 국론만 분열시켰다. 지난해 쪼개진 광복절 경축식 풍경은 이념으로 갈라진 나라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했던 망발을 아직 사과하지도 수정하지도 않고 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국민적 공감에 기초한다. 객관적 사실이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대통령이 편협한 역사관에 따라 멋대로 부정하거나 미화해선 안 된다. 윤석열의 ‘공산전체주의 세력 척결’이란 망상은 위헌·위법적인 12·3 내란으로 이어졌다. 친위 쿠데타는 헌법의 이름으로 단죄됐다. 홍 장군 흉상이 원래 자리에 서 있게 된 것은 윤석열의 ‘역사 쿠데타’ 역시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고 다수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권력자의 망동은 반드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교훈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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