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대통령실
여론조사 상승세엔 긍정적 시각
부정선거 의혹 등 우편향 우려도
관저엔 김여사 경호 인력만 남아
김성훈 대행, 17일 경찰 출석 전망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 이틀째인 16일 대통령실은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특히 43일간의 ‘관저 정치’가 여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옥중 정치’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가 현실화하자 대통령실 내부적으로 충격을 받은 분위기”라며 “앞으로 있을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 상승세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일각에선 ‘부정선거 의혹’ 등 대통령의 메시지가 오른쪽으로 편향됐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담화문 등을 통해 수차례 부정선거 의혹을 언급했다. 특히 체포영장 발부 이후 보수 유튜버와 시청자를 향한 메시지를 직접 발신하는 등 ‘우클릭’ 행보가 두드러지면서 향후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목할 대목은 윤 대통령의 ‘보수 결집’ 메시지가 최근 여권 지지율 상승세와 맞물려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탄핵에 대한 찬반 응답은 지난달 14일 탄핵 소추 전후 조사에선 탄핵 찬성 8 대 반대 2 비율의 결과가 이달 들어 7대 3, 6대 3 등으로 윤 대통령 지지가 회복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탄핵을 인용해 파면해야 한다’는 응답 59%, ‘탄핵을 기각해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36%까지 나왔다. 이 조사는 지난 13∼15일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윤 대통령이 떠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은 이날 한산한 분위기였다. 전날까지 수천명의 집회 참가자와 경찰이 운집했던 관저 앞은 경비를 위한 경찰 버스 몇 대만 세워져 있었다. ‘관저 공성전’에 동원된 수백명의 경호원들도 대부분 정위치로 복귀하고 기존 김건희 여사와 관저 경호·경비 인력만 남았다고 한다.
관저 농성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던 경호처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지만 후유증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직원들은 현재 조직이 처한 상황에 대해 대부분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대체로 안정적으로 정비돼야 한다는 생각이고, 조직 안정화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윤 대통령 경호를 주장하며 충돌을 불사했던 ‘강경파’ 김성훈 경호처장 직무대행은 17일 경찰에 출석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관련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직무대행이 조사 이후 체포되는 등 궐위 상태가 될 경우에는 직제상 안경호 기획관리실장(2급 경호이사관)이 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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