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만 뽑아 갈 곳이 없어요"…사회초년생 평생 벌 돈 13.4% 줄어

2025-02-04

기업의 경력직 채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채용 방식이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 위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의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생애 총 소득이 평균 13.4%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이수민 과장·장수정 조사역이 발간한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수시 채용의 비중이 지난 2023년 기준 48.3%를 차지했다. 수시 채용은 신입보다 업무 경험을 갖춘 경력직 채용에 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력직의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17년 30.9%까지 상승세를 보였고, 2021년에는 3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채용시 '직무관련 업무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의 비중도 2023년 58.4%에서 2024년 74.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경력직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생애 총 소득 역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초년생의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이들의 생애 총 소득 역시 평균 3.9억원에서 3.4억원으로 13% 하락한다. 생애 총 취업 기간 역시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감소한다.

이러한 변화는 근로자의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되고, 기업이 피고용자에게 고도화된 능력을 요구함에 따라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직장을 추구하지 않게 되고 이직이 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교육 및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그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신입 채용은 장기 투자와 같다고 여겨진다.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노동 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고용 상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수민 고용분석팀 과장은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면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은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며 "이는 20대 청년층 고용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과 근로자 간의 탐색 매칭 모형' 분석 결과, 30대보다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이 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청년들이 채용 구조 변화에 따라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력직 채용 증가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 과장은 "학교, 기업, 정부 등이 다양한 훈련 제도로 청년들이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노동시장 이중 구조 역시 완화해야 한다"며 "중소기업·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중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제도 개선, 중소기업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확충 지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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