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빅4 올해 설비투자에 1조2553억원 투입…전년 대비 42.6% ↑
4~5년치 일감 확보하면서 설비투자 필수…생산 효율성 증대
미래 일감 확보 위해서도 선제 투자…글로벌 경쟁력 제고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 빅4가 올해 설비투자에 1조2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할 예정이다. 방산업체들이 4~5년치 대규모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설비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납품하기 위한 결정이다. 또 전 세계적으로 K-방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KAI·현대로템, 설비투자 규모 지난해보다 늘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LIG넥스원)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1조253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설비투자 규모 8790억 원(추정치)보다 42.6%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 회사는 올해 지상방산 부문 설비투자 계획을 8587억 원으로 잡았다. 국내에서는 대전·보은·여수사업장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며, 중장기적으로 MSC(추진장약)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직 한화에너지 등 3개사가 참여하는 1조30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2조3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조7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통해 현금을 창출한 만큼 올해 설비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설비투자에 2307억 원을 투입해 신규 수주와 생산성 개선 등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약 930억 원을 설비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천 2공장에 유도무기 체계 개발 및 연구·생산기지 구축하고, 위성·레이저 체계조립동 건축에 나선다. 또 구미에 미래사업을 대비하기 위한 인프라를 사전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에서 709억 원을 설비투자에 활용한다. 현대로템 역시 창원 방산공장에서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산 빅4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쳄, KAI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LIG넥스원은 지난해 성남 R&D 시설 투자에 약 3700억 원이 투입되면서 전년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감소한다.
◆투자 확대해 글로벌 미래 수요까지 잡는다
국내 방산업계가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늘어난 일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방산 빅4의 수주잔고는 81조1140억 원에 달한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4~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까지 확보한 일감을 차질 없이 납품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필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앞으로도 글로벌 방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내 분쟁이 어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방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계 내에서는 2035년 전 세계 국방비 지출 규모가 43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빠른 납기와 방산 선진국 대비 상대벅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데 현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시설 등에도 투자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방산업계의 설비투자 규모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지상방만 부문에서만 약 2조3000억 원을 투자하고,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해외에도 약 6조3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일감뿐만 아니라 미래에 확보할 일감까지 고려해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에도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