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2024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 발표
한국투자증권 '미흡' 등급···소비자보호 체계 개선 필요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2024년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체계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하위에서 두 번째인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내부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는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로, 내부통제기준과 금융소비자보호기준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이뤄진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일반·전자금융사고와 휴면자산 환급 부문'과 '성과보상체계와 임직원 소비자보호 교육 운영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는 지난달 27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건전영업행위가 적발돼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1억 7000만 원, 과태료 9억 5050만 원 등의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올해 소비자보호와 관련해 기관제재와 불완전판매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9개 사를 '미흡' 등급 이하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2024년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41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7.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 1587억 원으로 마찬가지로 1조 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특히 올해 상반기 자산관리(AM) 부문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는데, 특히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반년 만에 1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는 이러한 실적과 소비자보호 평가 사이의 괴리가 금융회사가 단기적인 이익 추구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수준이 곧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이번 평가 결과를 계기로 소비자보호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미흡 등급을 받은 금융회사들에 대해 2개월 내 개선계획을 제출받고, 1년 내 개선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중 전체 26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평가 결과 설명회를 개최해 평가 항목별로 개선 및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안내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부분적으로 내부통제 체계 작동이 미흡한 사례가 있었다"며 "성과보상체계 운영과 내부통제 자체 점검,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인력 운영 등은 보다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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