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스텐트 시술까지 받았다면 다리 불편감 더 잘 살펴야

2024-10-30

[닥터스픽] 〈140〉 당뇨병 혈관병증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 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당뇨병으로 치료 중인 60대 초반 남성입니다. 몇년 전 협심증으로 심장 혈관에 스텐트 시술을 받아서 먹는 약이 좀 많습니다. 최근엔 걸을 때마다 다리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전에 없던 손발저림도 심해졌고요. 고민되는 건 이가 시원찮아서 임플란트를 받으려고 치과에 갔는데, 스텐트 시술 이후 계속 먹어왔던 혈전 없애는 약을 일정 기간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들어서입니다. 혈전약을 먹다가 중단하면 오히려 뇌경색 같은 혈관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하던데, 약을 안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의 조언

스텐트를 삽입한 이후 혈전 예방 약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금속 재질의 스텐트가 혈전을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스텐트 시술 이후에 갑작스럽게 항혈전제를 중단할 경우 스텐트 내 혈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위험성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항혈전제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정확한 약제, 용량 그리고 중단 기간에 대해 확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약제 중단 기간 중에는 심장 스텐트 부위 외에도 뇌졸중이나 기타 혈관에서도 혈전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 인슐린 저항성으로 혈관 내 염증, 혈관내피세포 이상, 혈관 탄력도 감소, 혈압 상승, 혈액 내 콜레스테롤 상승이 야기돼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 됩니다. 실제 10년 이상의 당뇨병 유병 기간 혹은 고혈압·고지혈증·흡연 등 다른 위험인자를 동반하는 경우 특히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점은 다리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고 손발저림이 심해졌다고 얘기한 부분입니다. 당뇨발로 잘 알려진 말초혈관병증을 의심할 수 있어서입니다. 당뇨병 탓에 몸에서 가장 긴 혈관인 말초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다리 말단인 발가락 부위 작은 혈관부터 동맥경화가 서서히 진행됩니다. 주로 걷거나 운동할 때 다리 불편감, 통증이 느껴지는데 쉬면 호전됩니다. 일종의 간헐적 파행인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가 국소·반복적으로 불편합니다. 또 혈관병이 있는 부위를 손으로 만져보면 차가운 느낌이 확인됩니다.

말초혈관병증이 무서운 이유는 무증상인 경우가 50% 이상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발현하는 경우를 포함하면 대략 80%가량이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혈관병증이 나타나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방치합니다. 특히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지면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다리 쪽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병의원을 방문해 원인을 감별하고 진료받을 것을 권합니다.

특히 ▶걷거나 언덕을 오를 때 다리가 조이거나 쥐가 나듯 아플 때 ▶다리가 차갑거나 작은 상처가 잘 낫지 않을 때 ▶발톱이나 피부 색이 이상하게 변했을 때 ▶50세 이상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을 때 ▶고혈압·고지혈증 등 다른 심혈관 위험인자가 있을 때 ▶흡연력이 있거나 흡연 중일 때 ▶심장·뇌혈관 질환으로 진단받은 병력이 있을 때는 말초혈관병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당뇨병은 그 자체만으로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으로 간주됩니다. 당뇨병을 앓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2~4배 증가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또 당뇨병이 있는 심혈관 질환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심혈관 질환 환자보다 예후가 좋지 않아 적절한 시술·수술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재발 위험이 높아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미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면 생활 습관을 교정해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혈당 조절에 신경 써야 합니다. 또 정기 검사로 당뇨병 발생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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