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세계 10위권' 통합 항공사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결합 절차가 장기간 이뤄진 만큼 빠르게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항공 DNA'를 이식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6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계열사 저비용항공사(LCC) 임시 주주총회에서 각각 대한항공 출신 사내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계열사가 한 날 동시다발적으로 임시 주총을 개최하는 것은 새 주인이 된 대한항공 기조에 맞춰 경영진을 재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달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안전, 인사, 재무, 운항, 정비 등 주요 부문 임원급 파견 인사를 우선 단행한 만큼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예고된다.
'여객노선 전문가' 송보영 대표 내정자에 거는 기대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로는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인 송보영 전무가 내정됐다. 송 전무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동남아지역본부장 여객노선영업부 담당 임원, 미주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여객노선 전문가'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수장으로 여객과 노선 기획, 영업, 마케팅, 세일즈, 서비스 등을 총괄하는 여객사업본부장을 발탁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항공사의 중복 노선·슬롯 조정과 독과점 우려 등의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송 전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강두석 인력관리본부장 전무와 조성배 자재 및 시설 부문 총괄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파견한 인사다. 이들은 통합 과정에서 조직 안정화와 비용 절감 등의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대표로는 각각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 정병섭 상무와 김중호 대한항공 수석부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신임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환골탈태 변화' 또 한 번의 격변 예고
이번에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 대표이사를 비롯한 새로운 임원진을 꾸려지면 브랜드 통합 작업에도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으로 출국하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깜짝' 이용했다. 이는 사전 공지 없이 평시 수준의 서비스를 점검하는 차원으로, 조 회장이 두 항공사의 '화학적 결합'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직, 시스템, 업무 관행까지 모두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정기 인사를 포함해 또 한 번의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에 나선다"며 "통합 항공사 서비스 기준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 고객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과 시야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