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실 폐지…3개실→1개실 체제로 조직 효율화
사업 부진 영향…신임 본부장에 노아름 실장 승진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본부 재정비를 통한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최근 ETF사업본부장의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조직 개편과 ETF 수장 교체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회사의 내부 변화가 더욱 주목 받는 분위기다.
13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ETF 사업본부에 대한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개편으로 기존 ETF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기존 3개실이 1개실로 축소됐다.
ETF운용실·ETF상품기획실·ETF마케팅실로 구성됐던 3실 체제에서 운용실을 폐지하고 상품기획실과 마케팅실의 비대면 마케팅 업무를 합쳐 ETF상품마케팅실을 새로 만든 것이다. 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면 ETF 마케팅을 담당했던 ETF 세일즈 팀은 연금WM본부 산하의 ETF컨설팅실로 재편된다.
업계에서는 김찬영 전 ETF사업본부장의 사의 표명과 조직 축소가 맞물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이 최근 사의 의사를 밝힌 뒤 KB자산운용이 내부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실제 조직 개편 및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공석이던 ETF사업본부장 자리에 노아름 ETF운용실장을 승진 발령했다. 노 신임 본부장은 앞으로 ETF 사업 전반을 이끌게 됐다. 김 전 본부장은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부원으로 남게 됐다.
이같은 조직개편과 ETF 수장 교체는 최근 KB운용의 ETF 시장 내 입지가 약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KB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13조6563억원으로 경쟁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13조4886억원)과 1677억원 차이에 불과한 수준이다. KB운용은 지난달 27일 일시적으로 한투운용에 ETF 시장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이에 김 전 본부장은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1년 만에 사의를 밝혔고 회사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직 개편과 함께 새 수장 선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측은 조직 축소가 아닌 효율화 측면에서 이뤄진 개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ETF운용실장이 본부장으로 승진한 만큼 실을 굳이 존속할 이유가 없고 운용역들은 그대로 본부 내에서 같은 일을 하게 된다”며 “조직 축소가 아니라 효율적인 기능 측면에서 조직을 약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 기획실과 마케팅실의 비대면 마케팅 업무를 붙인 것에 대해서도 “ETF사업본부는 개인투자자 공략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