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도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두고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정규 독서 모임을 하고 난 뒤에 있었던 후일담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부끄럽지만 책을 완독하지 못한 채 당일 참석했던 터라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이와 더불어 우리 가족 모두 정규 모임에 참여했는데, 선생님들의 생각 나눔으로 우리 모두에게 책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당연히 초등생 아이에겐 이 독서 모임이 버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조금 떨어진 옆자리에 앉아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일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날 아내와 저는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학교 숙제와 별개로 아이는 일주일에 한 번 일기 한 편을 쓰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물론 부모의 욕심이 앞선 일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일기를 쓴 지 이제 만 3년이 되어갑니다. 오늘은 일기를 쓰는 그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일기 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아이는 옆에서 선생님들의 입에서 나오는 '제주 4.3사건'이란 단어를 반복해서 들었던 모양입니다. 아이는 일기를 쓰면서 그 사건이 뭐냐고 딱 한 번 우리 부부에게 물었을 뿐이었습니다. 4월 3일 그 이틀 후의 그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의 일기를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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