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도피사범 49명 한번에… ‘강제송환’ 민간전세기 띄운 경찰

2025-09-03

보이스피싱·조폭 등 피의자들

제주항공기 투입해 데리고 와

이번이 두번째… 역대 최대 규모

호송요원 140명 특수작전 방불

필리핀으로 달아났던 피의자 49명이 보잉737 전세기를 타고 3일 입국했다. 경찰이 민간 전세기를 투입해 해외 도피사범을 강제 송환한 것인데, 전세기 송환은 2017년 이후 두 번째로 이번이 역대 최대 규모다. 경찰관 등 호송요원만 140여명에, 혹시 모를 불상사를 염려해 남성 승무원들만 투입됐다.

경찰청은 이날 전세기를 투입해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의자 49명(남 43명, 여 6명)을 국내로 일시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등 사기 사범 25명, 도박개장 등 사이버범죄 사범 17명,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관리 대상 조폭 1명 등 강력 사범 3명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인터폴 적색수배서가 발부된 대상자만 45명에 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국내 수사기관에서 내려진 수배만 154건에 이른다. 송환 대상자 평균 연령은 39세, 평균 도피 기간은 3년6개월이다. 최장기 도피자는 무려 16년간 필리핀에 은신해왔다.

이번 송환 작전에는 민간 전세기가 투입됐다. 경찰청은 5월부터 제주항공과 협약을 맺고 189석 규모 보잉737 항공기를 계약했다. 국내 항공사들과 가격·조건을 비교 검토한 결과 가장 효율적인 조건에 계약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전세기를 통한 일시 송환은 1∼2명씩 개별 송환하는 방식보다 20∼30%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번 송환에 동원된 항공기에는 제주항공 남성 승무원만 5~6명이 탑승했다. 안전을 위해 경찰관 등 호송요원 140여명도 동행했다. 피의자 1명당 호송관 2명이 양쪽에 배치되는 ‘샌드위치 호송’으로 안전을 확보했다.

경찰은 현지 범죄 생태계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민간 전세기를 동원해 대규모 일시 송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에 한국인 범죄자들이 많이 있는 상황에서 소수 인원을 개별 송환할 경우 그 사이에 허위 고발이나 이의제기를 통해 빠져나가려 하고, 현지에서 범죄 조직이 재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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